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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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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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2 지방선거가  집권당인 한나라당 참패로 끝났고 그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의 침묵이  뉴스를 타고 있는 게 그 하나다. 죽은 막대기를 후보로 꽂아놔도  움이 터서 당선된다는 한나라당 텃밭에서 이변이 일어났다. 그것도 박 전 대표의 선거구인 달성군에서,그가 발벗고 지원한 후보가 덜렁 나가 떨어져버린 것이다. 대표시절 단 한번도 진 적이 없는 `선거 여왕’의 `안방불패’ 신화가 깨져 버렸다. 이변치고는 중량급이다. 몇 년 전 “대전은요?” 한마디로  전세를 뒤집었던 그가 달성에 상주하면서 지원한 후보가 낙선하고 말았으니  그게  말밥에 오르지 않는다면 되레 이상한 노릇이다.
 그러나 당사자인 박 전 대표는 쓰다 달다 한마디 말이 없다. 아마도 이번 선거결과와 관련한 말은 측근을 통해서라도 귀동냥할 생각은 하지 않는 게 현명할지도 모른다. 그만큼 그는 입이 무거운 정치인으로 인식돼있다. 달성군 비슬산 자연휴양림에서 열린 `한나라당 대구시당  6·2 지방선거 해단식’과 `승리산악회 등반 행사’에서도 그는 마이크를 잡지 않았다. 주변 친박(親朴)세력들만 분위기를 띄우느라  말이 많아진 자리가 되고 말았다.
 사전에 실린 옛 시조를 옮겨 본다. “ 말하면 잡류(雜類)라 하고  말 아니면 어리다하네. 빈한(貧寒)을 남이 웃고 부귀를 새오는데,아마도 이 하늘 아레 사롤 일이 어려왜라.” 다변과 침묵의  양면을 헤집은 것으로 여겨진다. 까뮈의 비망록도 한 대목 더 얹고 싶어진다. “우선 중요한 것은 침묵이다. 대중을 일소하고 자기를 비판할 줄 아는 것이다. …  단 한 점에 관하여 심사숙고하는 데에 2년을 바치더라도 그것은 일생에 있어서 과히 긴 세월은 아니다. ”
 까뮈의 말마따나 박 전 대표는 2년을 바쳐 깊이 생각할 일이 있는 사람이다. 손발을 살리려다 심장이 멎는 듯한 고통을 맛보고 있지만 오늘의 어려움이  성장의 밑거름이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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