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하나 경북지역에 장마 피해가 없은 것은 아니다. 장마철이면 으레 입게 마련인 피해의 전형(典型)들이 되풀이 됐다. 침수, 유실, 붕괴, 매몰, 산사태 따위로 인명과 재산피해가 적지 않았다. 건물, 농경지와 농작물, 가축 같은 재산 피해가 수십억 원에 이르렀다. 이나마도 다른 시·도와 견주면 적은 편이었다고 했다. 그러나 더욱 피해가 적었던 곳은 서울이었다. 무려 2주동안 553㎜나 폭우가 쏟아부었는데도 그 피해는 매우 미미했다. 철저한 대비에 힘입은 결과였다.
기상청은 올여름엔 강수량이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체 강수량이 평년 451~894㎜를 웃돌 것이라고 한다. 7~8월 집중호우가 잦을 모양이다. 지난해엔 워낙 바짝 마른 상태에서 맞은 장마라 피해가 적었다고 하더라도 올해는 그렇지가 않다. 대형댐의 저수율이 문제된 일이 없을 정도다. 큰비가 내리면 피해도 커지리라는 예상도 할 수 있다. 대비가 필요한 이유다.
자연재난은 예고없이 들이닥친다. 2008년 7월 하순 봉화, 울진, 영주에 쏟아져 내린 폭우가 그 일례다. 특히 그 무렵 봉화 석포면엔 326㎜가 내려 막대한 수해를 입혔다. 지금 경북도내엔 물폭탄이 아니라해도 수해를 입을 위험지역은 없는가.
이제부터라도 세심히 둘러볼 일이다. 상습수해를 입는 저지대는 말할 것도 없다. 각종 건설공사장과 안전시설조차 없는 물웅덩이는 곳곳에 방치돼 있을 것이다. 당국은 수해 상황실만 운영한다고 할일을 다하는 것은 아니다. 때만 되면 한시(限時)기구를 설치하는 것이 상례이지만 이제는 그런 패턴을 벗어날 때도 됐다. 상시(常時) 재난기구를 설치하고 재해 전문가도 길러내야 한다. 재해를 당하면 재해복구비를 신청해서 넘기고 그 다음 대책은 일이 닥쳐야 세우는 행정은 이제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 철저한 대비로 어떤 자연재해에도 맞설 수 있는 대비가 절대 필요하다. 그런 전례가 없는 것도 아닌 만큼 예산타령, 인력타령이나 되풀이해 읊조릴 때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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