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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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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2월 20일 예천군 용문면 지방하천에서  일하던 굴착기 기사가 불발탄을 발견했다. 신고를 받고  달려온  군폭발물처리반은  이 불발탄이  6·25전쟁 때 미군이 쓰던  항공폭탄임을 확인했다. 정식 명칭은 AN-M66이라고 했다. 길이 1.6m에 직경 60㎝였다. 무게는 자그마치
 907㎏나 됐다. 이 거대한 폭탄이 60년동안이나 땅 속에 잠들어 있었다는 얘기다.
 예천의 불발탄은 많고 많은 사례 가운데 하나다. 남침전쟁 60주년을 맞아 방영되는 TV특집에는 폭격 장면이 수도 없이 나온다. 그야말로 폭탄이 비 쏟아지듯 떨어지는 장면이다. 융단폭격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것만 같다. 이 많은 폭탄이 다 터진 것은 아니다. 지금도 어딘가에 묻힌 채 잠들어 있는 분량이 얼마나 될 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불발탄은 영어로 `UXO’라고 부른다. Unexploded Ordnance를 줄인 말이다. 이 UXO가 유달리 많은 나라가  동남아의 라오스다. 1964년부터 9년동안 계속된 전쟁 중에 2억8천만개나 떨어진 것으로 추정될 정도다. 이 가운데 8700만개가  불발탄일 것이라는 얘기다. 30%가 터지지 않은 채 묻혀있을 것이라니 끔찍한 얘기다. 때문에 해마다  죽고 다치는 사람이  300명 정도씩 나왔다. 지난 봄 유엔이 나서서 제거계획을 마련하게된 배경이다. 유엔개발계획(UNDP)의 10개년 계획이다.
 엊그제 새벽 고령군 개진면 개포리에서 불발탄이 터졌다. 4대강 살리기 준설선 흡입부분에 포탄이 걸려 터진 것이라고 한다. 다친 사람이 없어 다행이지만 놀란 주민들에겐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셈이 되고 말았다. 이 지역은 6·25 격전지여서  불발탄이 대량 발견된 곳이다.  보(湺)를 쌓으려면 강 바닥을 계속 파올려야 할 테니  불안을 발밑에 묻어 두고 사는 곳인 셈이다. 전쟁을 치른 나라의  상처이고 비극이다. 
  김용언 /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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