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분위기라면 시 한수 읊조려 볼만도 하지 않을까 싶어진다. “ 바닷가에 나오면/ 공연히 설레이는 나의 마음// 더 갈 수 없다는 듯이 /절망은 하고// 바다도 더 스며들 수 없는 /안타까움에 // 파도 치는 해안선만/ 끝없이 뻗치는 데 /시작과 끝이/ 한데 엉키어 이뤄진 백사장에 …” <김윤성/ 백사장>
백사장은 곧 해수욕장이다. 경북 동해안엔 크고 작은 해수욕장들이 올망졸망 사이좋게 붙어있다. 경주,포항,영덕,울진 곳곳에 해수욕장들이 줄지어 있다. 해수욕장을 관할하는 지자체마다 올여름 피서객들을 맞을 준비를 끝냈다. 포항시는 찾는이가 확 줄어든 송도해수욕장의 다이빙대까지 손질해놓고 추억 되살리기에 군불을 지피고 있다. 고래불 해수욕장을 지닌 영덕은 풍력단지안에도 캠핑관광 시설을 마련해놓고 여름 손님 맞이에 나서고 있다.
열대야에 시달릴 밤도 많고, 폭염에 축 늘어질 날도 많을 것이라는 기상청의 예보가 으름장 같이만 들린다. 그러나 무슨 걱정이랴. 손 뻗으면 닿을 것만 같은 거리에 바다가 사방에 있는 고장인 것을. 그렇긴 한데 걱정거리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기대감을 안고 동해안을 찾아온 피서객들이 실망감에 휩싸인 채 돌아가는 일이 행여라도 있을까 싶어서다. 주민들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바가지 상혼일랑 아예 떼어놓고 친절과 정직만 데리고 한철 장사에 나선다면 더욱 좋겠다. 해수욕장들이 오늘부터 60일 동안 개장한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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