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손님맞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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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손님맞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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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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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해안 강구항에서 축산항에 이르는 해안길 20여㎞는 참으로 아름답다. 낮으막한 영덕 고불봉에 올라 영일만 `호랑이 꼬리’를 멀리서나마  바라보고 창포리 풍력단지까지 걸어오는 동안 흘린 땀방울이  바닷바람에 금세 말라버릴 것만 같아 더욱 상큼하다. 다리 힘이 허락한다면 맑고 푸른 바다를 옆구리에 끼고 내쳐 걸어가고 싶은 유혹을 뿌리치기 어렵다.
 이런 분위기라면 시 한수 읊조려 볼만도 하지 않을까 싶어진다. “ 바닷가에 나오면/ 공연히 설레이는 나의 마음// 더 갈 수 없다는 듯이 /절망은 하고// 바다도 더 스며들 수 없는 /안타까움에 // 파도 치는 해안선만/ 끝없이 뻗치는 데 /시작과 끝이/ 한데 엉키어 이뤄진 백사장에 …” <김윤성/ 백사장>
 백사장은 곧 해수욕장이다. 경북 동해안엔 크고 작은 해수욕장들이 올망졸망 사이좋게 붙어있다. 경주,포항,영덕,울진 곳곳에 해수욕장들이 줄지어 있다. 해수욕장을 관할하는 지자체마다 올여름  피서객들을 맞을 준비를 끝냈다.  포항시는 찾는이가  확 줄어든 송도해수욕장의 다이빙대까지 손질해놓고 추억 되살리기에 군불을 지피고 있다. 고래불 해수욕장을 지닌 영덕은 풍력단지안에도 캠핑관광 시설을 마련해놓고  여름 손님 맞이에  나서고 있다.
 열대야에 시달릴 밤도 많고, 폭염에 축 늘어질 날도 많을 것이라는 기상청의 예보가 으름장 같이만 들린다. 그러나 무슨 걱정이랴. 손 뻗으면 닿을 것만 같은 거리에  바다가  사방에 있는 고장인 것을. 그렇긴 한데 걱정거리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기대감을 안고 동해안을 찾아온 피서객들이 실망감에 휩싸인 채 돌아가는 일이 행여라도 있을까 싶어서다. 주민들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바가지 상혼일랑 아예 떼어놓고  친절과 정직만  데리고  한철 장사에  나선다면 더욱 좋겠다. 해수욕장들이 오늘부터  60일 동안 개장한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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