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진뒤-해 뜨기까지’ 무법천지 될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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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진뒤-해 뜨기까지’ 무법천지 될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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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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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 집회 불법·폭력화 확률 주간 집회의 29배
(cfe)
 
 `우물쭈물 하다가 이렇게 될 줄 알았다.’ 요즈음 국회를 보면서 버나드 쇼의 이 묘비명이 생각났다.
 작년 9월 24일 헌법재판소는 야간 집회에 대해서 원칙 금지 예외 허용을 규정해온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0조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했다. 이 조항에서는 야간을 `해가 진 후부터 해가 뜨기까지’로 정하고 있는데 너무 애매하고 포괄적인 표현인 것이 사실이었다.
 따라서 구체적 시간을 명시하는 등 해당 조항을 보다 구체화하는 방향으로 개정하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개정을 했어야 할 국회가 우물쭈물하다가 시한인 2010년 6월 30일을 넘겨버리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야간 집회에 관한 법률은 정지되었고 헌재의 취지와는 달리 야간 집회는 제한없이 허용되기에 이르렀다. 아마 헌법재판관들도 이 사태를 보며 황당해 하고 있을 것이다.
 벌써 야간 집회 신청이 봇물 터지듯 한다.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의 야간집회 신청 건수가 그 전에 비해 86배에 달한다고 한다. 이러다간 도심은 밤마다 시위대로 넘쳐날 것이다.
 도심 거리의 모습이 걱정된다. 시위대의 도로 점거로 인도 통행은 얼마나 불편하고 복잡해질지, 도로 혼잡은 얼마나 심각해질지. 상인들은 영업이나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염려스러울 뿐이다.
 무엇보다 걱정되는 일은 시위가 불법 폭력화 하는 것이다.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의 서경진 변호사가 최근 12년간 집회·시위를 분석한 바에 의하면 야간 집회가 불법 폭력화되는 확률은 주간 집회보다 29배나 높았다고 한다. 국민들도 야간 집회의 위험성을 잘 인식하고 있다.
 리서치 앤 리서치의 조사에 의하면 응답자의 66.4%가 야간집회가 불법ㆍ폭력으로 변질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다고 본 응답자는 16.0%에 불과했다.
 익명성은 사람을 용감하게도 무모하게도 만든다. 어두움 속 시위는 참가자들의 익명성을 높여서 법을 넘어서는 행동을 쉽게 유발한다. 경찰이 불법행위자를 적발하기 어렵다는 사실도 불법 폭력의 가능성을 더욱 부추긴다. 하루 빨리 국회가 야간 집회에 관한 개선안을 내놔야 한다.
 물론 대한민국 헌법은 집회와 결사의 자유를 허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집시법 제10조를 가지고 있었던 이유는 헌법 제37조 때문이었다.
 이 조항은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 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집회의 자유가 필요하지만 야간 집회의 폭력화를 염려하는 다수의 의사도 존중되어야 한다.
 월드컵이 열리는 남아공을 보면서 한국에 고마운 마음이 들었던 것은 도심의 밤거리를 걸어 다녀도 안전하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그것마저도 옛이야기가 될지 모른다. 야간 시위가 일어나는 도심은 차츰 데이트 코스에서 제외되어 갈 것이다. 이제 기댈 것은 시민들의 양식이다. 시위는 하되 법은 철저히 지킨다는 생각이 뿌리를 내려야 한다. 누군가가 법을 어길 때 그러지 말라고 말하는 목소리가 시위대 속에서 나와야 한다. 집회와 시위의 자유가 법을 어기고 질서를 깨도 된다는 말은 아니다.
 최소한 심야 시간대의 시위라도 자제해야 한다. 정상적인 목적이라면 자정을 넘어서 새벽까지 시위를 할 일이 없을 것이다.
 시위에 참가하지 않는 시민들도 적극적으로 의사 표시를 해야 한다. 시위대가 차도로 내려오면 차창을 열고, 인도로 올라가라고 소리를 지르자. 시위대가 인도를 모두 점령하고 있으면 길을 비켜달라고 항의를 하자. 시위대로 인해서 영업에 피해를 입었으면 손해배상 소송도 제기해야 한다. 염려만 하며 행동을 하지 않으면 아무리 숫자가 많더라도 결국 소수의 횡포에 휘둘리고 만다. 법이 사라진 공백은 양심과 애국심과 용기로 채워져야 한다.
 민주당도 애당초 심야집회를 막아야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6·2 지방선거가 끝난 뒤 시민단체들이 “당신들이 `촛불’이 아니었으면 선거에서 이겼겠느냐”고 다그치자 법개정을 거부했다. 제도권 정당인지, 불법소요단체의 대리인인지 의심스런 행태다.
 만약 자기들이 정권을 잡았을 때 야간집회로 법질서를 어지럽히겠다고 해도 그랬을까?
 묻고 싶다. 당신들은 노무현 시절 농민시위로 농민 2명이 사망해 정권이 흔들리는 위기를 겪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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