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돌아 보면 오늘이 있기까지 감내하기 어려운 갈등이 꼬리를 물어온 게 사실이다. 한수원 본사 유치를 둘러싸고 신라 천년고도 경주가 동서 둘로 갈라지는 아픔을 겪었다. 어렵사리 상처가 아무는가 싶더니 방폐장 안전문제가 불거져 나오기도 했다. 이제는 한전과 한수원의 통합 문제로 또한번 진통을 겪고 있는 처지다. 경주 한수원시대의 개막이야말로 산넘어 산의 결과물인 것만 같다.
초미의 관심사가 된 한전·한수원 통합은 이제 점차 물건너 간 일이 돼가는 분위기다.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이 지난 16일 기자 간담회에서 두 기관의 현체제 유지를 예상했다. 최 장관은 이에 앞서 14일 KBS 라디오 `열린토론’에서도 “재통합만이 능사는 아니다”고 말했다.
최 장관이 잇달아 똑같은 내용을 확언한 마당에 더이상의 보장이 어디 있는가. 이제 한수원·한전 통합문제는 확실히 마침표를 찍었다고 봐도 틀림없을 것이다. 20년 국가현안이던 방폐장 입지 선정이 경주로 결정된 이래 겪어온 고비가 이제는 정말로 끝나기를 바란다. 이는 경주시민 뿐만 아니라 온 국민의 바람이기도 할 것이다.
경주는 이제 한수원 이전을 환영하는 분위기로 바뀌어야 한다. 이제까지 몇 년동안 겪어온 갈등과 고통은 결국 한수원 본사의 경주 이전을 위한 것이 아니었던가.
현재 경주 길거리는 한전·한수원의 통합반대를 비롯한 갖가지 반대 문구로 채워진 현수막이 층층이 걸려있다. 마치 플랜카드로 도배질하다시피 돼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젠 이 플랜카드를 새로운 한수원시대를 환영하는 현수막으로 바꿔 거는 게 좋겠다. 현수막으로만 부족하다면 더 이상의 환영을 할 수 있다면 더욱 좋은 일이다. 외지인이 보기에 마치 전쟁터 같은 느낌을 준다는 지금 분위기는 관광도시의 이미지에도 걸맞지 않다. 더구나 지금은 피서객들의 발길이 잦아지기 시작하는 계절의 초입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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