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난리가 나면 인재(人災)를 탓하지 않는 때가 없다. 지난주 큰비에 대구 북구 노곡동 일대는 주택 44채와 차량 99대가 물에 잠겨 부서지는 피해를 입었다. 하고많은 수해 가운데 대구 노곡동을 지목하는 것은 이 곳이야 말로 인재의 총합이라는 지적이 일치하기 때문이다. 호우주의보는 17일 오전 9시에 해제됐는데도 오전 9시 37분에야 도시국 전직원 근무지시가 내렸다니 알만하다.
도시 수해가 대부분 그러하듯 이곳도 배수처리 시설 관리 부실이 큰 원인이다. 배수펌프장 유입구가 떠내려온 나뭇가지를 비롯한 온갖 쓰레기 잡동사니로 막혀 버렸다고 한다. 물이 빠져나갈 구멍 자체가 없어져 버린 꼴이다. 이런 상황에 대비해 쓰레기를 자동처리해주는 제진기 (2.2*3.6m)가 2대나 있는데도 쓸모가 없었다고 한다. 체질이 된 책임 떠넘기기가 없다면 되레 이상한 노릇이다. 구청,건설업체,감리업체 끼리 서로 삿대질을 하고 있고 경찰이 판관 노릇을 하겠다고 나섰다. 씁쓸한 사후 약방문이 나올 모양이다. 주초가 되자 하늘은 다시 쨍쨍이다. 33도, 34도까지 오르는 찜통더위가 주중 계속되리라는 예보다. 폭염주의보가 내리지 않으면 이상한 노릇인 상황이 코앞에 닥쳤다. 잠 못드는 열대야도 발톱을 갈고 있다. 여기에도 인재 피해가 없도록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김용언 / 언론인
저작권자 © 경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북도민일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