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중간층’ 이 고통을 누가 알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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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는 중간층’ 이 고통을 누가 알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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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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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층이 붕괴되면 국가안전이 위태로워진다”
 
 
 국가가 안전하려면 중간층이 탄탄해야 한다. 고소득층은 돈이 많아 다른 나라에서도 잘 살수 있기 때문에 자기 나라를 지키려는 열의를 갖지 않는다. 저소득층은 국가에 대한 불만이 많으며 그 불만이 나라를 지키려는 열의를 약화시킨다. 그에 반해 중간 소득층은 다른 나라에 가서 잘 살 정도의 돈을 가지지 못하고 국가에 대한 불만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자기 나라를 지키려는 열의가 가장 강하다.
 모든 국가에서 애국운동은 중간층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따라서 애국적인 계층인 중간층이 탄탄하면 국가가 안전하고, 중간층이 허약해지면 국가의 안전이 위태로워진다.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집권한 것은 대한민국 중간층이 그들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중간층은 `경제 살리기’를 외친 이명박 후보와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자기들 살림살이가 나아지고 자기들 목소리가 국정에 더 잘 반영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면서 선택한 것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고 한나라당이 압도적 다수 의석을 차지한 이후 3년 가까운 기간동안 대한민국 중간층은 더욱 어려워진 살림살이와 정치적 소외를 겪고 있다. 중간층에서 저소득층으로 추락하는 인구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거칠게 표현하자면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중산층이 고통속에 허물어지고 있는 것이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구조조정은 경쟁력 강한 기업을 살리고 경쟁력 약한 기업을 죽이는 방식이었다. 재벌 그룹 대기업은 살아남고 부채 많은 중소기업들은 도산했다. 이렇게 경제난은 극복되었지만, 그 결과는 도산된 중소기업들의 마켓 쉐어까지 차지한 대기업의 영업이익 급증과 고소득층의 소득 증대를 초래한 반면 도산된 중소기업과 연관된 중간층의 소득 감소 고통을 초래했다.
 자유경쟁과 효율성을 중시한 현 정부 정책노선은 중소상공업체들이 대기업으로부터 보호 받을 수 없게 만들고 있다. 중소 하청기업에 대한 대기업의 착취는 방치되고 중소기업 노동자는 노동을 더욱 강도 높게 하면서도 대기업 노동자보다 훨씬 적은 임금을 받고 있다. 중간층이 영업해온 부문에 재벌 그룹 대기업이 진출하여 중소업체들을 몰아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유통업이다.
 또 중간층은 보유 자산가치의 급격한 하락으로 고통까지 당하고 있다. 도시거주 중간층 가구의 거의 유일한 자산은 그들이 거주하는 아파트다. 아파트 가격 폭락은 중간층의 자산가치 폭락이다. 같은 부동산 중에서도 고소득층 소유 부동산인 토지와 오피스텔은 상승했지만 중간층 소유 아파트만 폭락했다.
 뿐만 아니라 중간층은 취업난과 경기불황으로 고통을 집중적으로 겪고 있다. 가장 심각한 취업난을 겪는 대졸 청년들은 주로 중간층 자녀들이다. 저소득층 자녀들은 기능직이나 저임금 직장에 취업되기 쉽고, 고소득층 자녀들은 자기 부모 기업에 취업하거나 인맥을 통해 취업하기 쉽다. 거의 모든 중간층 가정에는 실업청년이 한 명씩 있어 가족 전체가 고통을 당하고 있다. 최근 급증하는 유람성 해외여행객의 압도적 다수는 고소득층이다.
 대한민국 중간층은 심한 고통을 겪고 있음에도 저소득층과는 달리 집회나 시위 등 사회적 떼쓰기를 하지 못한다. 조직력이 결여된 데다가 체면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고소득층처럼 행정부나 집권당을 상대로 로비도 하지 못한다. 그럴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국회의원 대부분과 이명박 정부의 각료들이 고소득층인데 더하여 정책지향도 기업 중심적이어서 중간층을 위한 정당과는 거리가 멀다.
 한나라당 정권이 고소득층 다음으로 배려하는 것은 저소득층이다. 그들은 자기들이 고소득층만을 위한 정권이 아님을 강조하기 위해 서민대책 즉 저소득층 대책을 요란하게 홍보하며 실천한다. 민주당은 운동권이 헤게모니를 장악하면서 중간층을 위한 정당과는 거리가 먼 정당이 되었다. 정치적으로 방치된 대한민국 중간층의 고통이 이 나라 정치와 국가의 장래에 어떤 결과를 초래할 지 궁금하다. 고통 겪는 중간층의 분노는 이미 지난 6월 지방선거 결과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던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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