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살 정신병자’에게 살해 당한 탓티황옥 씨 부모의 울부짖음이 너무나 처절하다. 탓티황옥 씨의 죽음을 안타까워한 한 독지가가 묘비건립을 제의했지만 탓티황옥 씨 부모는 “딸의 흔적을 한국에 남기고 싶지 않다”며 딸의 유골을 안고 베트남으로 돌아갔다. 그들의 눈에 대한민국은 `지옥’이고 한국 국민은 `살인자’로 보였을 것이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베트남 신부의 비극은 탓티황옥 씨가 다가 아니다. 2007년에는 열아홉살 어린 신부가 술취한 남편에게 맞아 죽었다. 이듬해에는 22살 베트남 여성이 남편과 사는 아파트에서 투신 자살했다. `팔려온 신부’들의 비극은 베트남 뿐만 아니라 동남아 출신들 모두에게 해당된다. 캄보디아는 아예 한국인과 결혼을 금지시켰을 정도다.
우리나라 국제결혼은 전체 결혼의 13%에 이르는 4만 3000여건에 이른다. 대부분이 동남아 신부들이다. 애정이 전제가 됐다기 보다 신부를 인신매매하듯 이루어지는 결혼이 상당수다. 우리는 가난했던 60년대 서독에 광부와 간호사를 송출한 기억이 있다. 100년 전에는 사탕수수 노동자들이 하와이로 이민을 떠났다. 말이 좋아 이민과 인력송출이지 `돈’에 팔려나간 것과 다를 게 없다. 그런 비참한 기억을 잊고 이제는 동남아 어린 신부들에게 학대와 학살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베트남을 포함해 동남아에서 보는 한국 국민은 `괴물’이다. 어린 신부를 사들여 성의 노리개감으로 이용하다 싫증나면, 폭행하고 내쫓고, 다시 돈으로 처녀를 들여와 같은 짓을 반복하는 저질민족, 야민인으로 낙인 찍혀가고 있다. 섹스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들을 `섹스애니멀’이라고 비난했던 과거가 부끄럽다.
남아공 월드컵 참가 32개국 중 선수단을 단일민족으로 구성한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일본까지도 다국적 선수단을 꾸렸다. 피부색이 제각각이지 않았는가. 지금 세계는 다문화주의가 대세다. 이제 한국도 다문화를 받아들여야 한다. `단일민족’이 덕목인 시대는 끝났다. 한국은 `섹스만 밝히는 살인집단`에서 벗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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