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의 평교사 강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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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의 평교사 강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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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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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인슈타인이 어느 사진사에게 말했다. 당신은 훌륭한 직업을 가졌소.  당신은 외과의사를 닮았다는 걸 아십니까? 그들은 메스를 잡고 사람의 생명을 다루지만, 당신은 손으로 셔터를 누를 적마다 사람의 삶을 보존해 주고 있소. 사진은 나이를 먹지 않으니 사진사는 퍽 친절한 일을 하고 있는 겁니다. 사람은 늙어도 사진은 언제까지 변함이 없으니 추억 속 그대로인  모습을 거기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A.W.리처드/ 내가 아는 아인슈타인>
 아인슈타인이 칭찬한  `추억 속 사진’이 대구에선 어느 교장을  평교사로  강등시키는 사태를 빚을지도 모르게 생겼다고 한다. `앨범 비리’가  뒤탈 난 것이다. 교장의 평교사 강등은 대구·경북에선 처음이 되리라고 한다. 참으로 떨떠름한 이야기다. 머리 속에 남아있는 교장선생님의 추억이 이렇지는 않기 때문이다. 학교 안의 말썽꾸러기, 주먹패들을 자신의 집에 데려다 몇 달이고 밥먹이고 잠재워주면서 사람을 만들어 내보내시던 교장선생님의 추억이다. 그 덕분에 교장선생님 댁 밥맛을 본 친구들은 지금 훌륭한 사회인으로 제 몫을 다하고 있다. 교장이 평교사로 내려 앉으면 이건 마치 고급장교가 이등병 계급장을 다는 것과 무엇이 다를 건가 싶다.
 정부가 칼을 갈고 있는 분야 가운데 하나가 교육계 비리다. 그돈 받아 챙긴다고 팔자 고칠 것도 아니다. 40년 사도(師道)가 하루 아침에 먹칠되는 꼴이다. 이런 사례는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일일 것이다. 단지 교육계란 특성을 배려하여 들춰내지 않고 눈감아 온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어차피 곪으면 터지게 돼있다. 교육계 정화의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여론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경판본 춘향전의 한 대목이 생각난다. “원님은 강똥 싸고, 이방은 기절하고, 삼반 관속은 오줌 싸고, 내동헌에서도 물똥을 싼다 하니, 원님이 떨며 왈 우리 집안은 똥으로 망한다.”  
 김용언/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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