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의 금식월인 라마단(Ramadan) 역시 유대교의 대속죄일(代贖罪日) 금식에서 유래한다. 이스라엘 사람들의 종교 율법서인 레위기에 “삼가라. 바로 이날이 너희를 위한 속죄 예식을 거행하여 너희를 정결하게 해야 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이로써 너희는 주님 앞에서 너희 모든 잘못을 벗고 정결하게 되리라. 이날 너희는 고행을 해야 한다.”라는 계율을 전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기독교나 유태교, 이슬람교가 모두 제각각이 아니라 적어도 그 가르침만큼은 하나라고 여기게 된다. 일정 기간의 금식의식(禁食儀式)이 명확히 전해지지 않는 여타 종교도 마찬가지일 거란 생각이다. 차이가 있다면 그저 후대로 내려오면서 십자가와 초승달로 그 상징 아이콘이 바뀐 정도일 것이다. 그런데도 오늘날 각 종교간, 종파간의 알력과 불화는 지역에 따라 하도 심각하여 차마 `주님’과 `알라신’과 `부처님’ 뵙기가 민망할 정도다. 전 세계 15억 인구의 이슬람권 금식월인 라마단이 그저께 시작되어 내달 9일까지 이어진다. 무슬림들에게는 대단히 경건한 시기다. 낮에는 음식과 물조차 입에 대지 않으면서 몸과 마음을 재계(齋戒)하는 이 라마단의 진짜 중요한 의미는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의 고통을 함께 하는 거라고 한다. 우리 사회의 양극화를 탄식하고 있는 오늘, 비록 이슬람교도가 아닐지라도 라마단의 이런 의미를 함께 새기며 재계의 마음을 가져보는 것도 큰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정재모/언론인
저작권자 © 경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북도민일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