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국무총리 없애버리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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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국무총리 없애버리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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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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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청문회 통과할 후보조차 드문 한심한 사회 
(freezonenews)
 
 정운찬 국무총리가 퇴임한지 한달이 넘었다. 정확히 8월 11일 퇴임했으니 오늘로 1개월 보름이 흘렀다. 김태호 후보자가 낙마하고 후임자 인선이 안개 속이어서 언제 그 자리가 채워질지도 불확실하다. 그런데도 나라는 국무총리가 없이도 그럭저럭 굴러가는 모양새다. 그렇게 보면 국무총리라는 자리가 “꼭 필요한가?”라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대통령의 총리후보자 지명이 늦어지는 주요 이유 중 하나가 총리의 자질과 능력보다 오로지 인사청문회의 벽을 무난히 넘어 설 후보감을 찾기가 어려운 탓이라 한다. 총리감으로 지목된 인사들이 청문회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고사하고 있다니 참으로 어이가 없다.
 총리 후보 중 한사람으로 거론되는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G20 회의 준비 등을 이유로 총리직에 의욕이 없다는 입장을 표명하면서 자신이 총리 후보로 지명되는 “불행한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대한 대한민국의 총리라는 자리가 어느새 `불행한 자리’가 되고만 격이다.
 대한민국 국무총리는 우리 헌법이 대통령제에 내각제적 요소를 가미하면서 만들어진 다소 기형적인 자리이긴 하다. 국민의 선택을 받지 않고 대통령의 지명을 받는 자리란 점에서 궁극적으로 총리는 대통령 참모나 비서 이상의 정치적 지위를 가질 수는 없다. 기껏해야 `수석 장관급’ 정도의 의미를 갖는 것이 대한민국 국무총리라는 자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리직은 행정부를 대표하는 대통령 다음의 최고위직이다. 애초부터 이 자리가 없었으면 모르되 헌법상 최고위직이 공석으로 있다는 것은 국정 운영 시스템에 하자가 있음을 의미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총리감을 찾기에 애로사항을 겪고 있는 이유가 인사청문회 통과 여부라면 인사의 폭을 과감하게 확장할 필요가 있다. 대통령 주변 인사들이 그 동안 어떤 평가를 받아왔는지 돌아본다면 더더욱 선택의 폭을 넓혀야 할 필요성이 절실하다. 기껏 `회전문 인사’의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김태호 낙마’에서 비롯된 정치적 상처만 덧나게 할 수 있다.
 더더욱 이명박 정부 출범초 결정적으로 민심을 떠나게 만든 `고소영’, `강부자’ 인사는 상상해서도 안된다. 아울러 현재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개헌문제가 현실화될 수 있다면 적어도 대통령제와 총리직이 병존하는 방식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지금과 같은 대통령제가 유지된다면 총리직은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인사에 관한 한 이명박 대통령의 상상력이 다소 부족하다는 느낌을 버릴 수 없다. 대통령으로서 자신의 롤모델로 박정희 전 대통령을 상정하고 있다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철두철미한 능력위주 광폭인사를 따라 배울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 총리가 `불행한 자리’가 됐다는 것은 대한민국이 불행하다는 의미다.
 이명박 대통령이 또 한번 김태호같은 `실패’를 겪지 않고 대한민국을 불행한 나라로 만들지 않으려면 눈을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 더욱이 `공정사회’를 표방한 이명박 정부라면 온갖 흠결로 국민을 불쾌하게 만드는 `귀족’들 중에서 총리감을 찾기보다 차라리 평민 중의 평민, 보통사람 중에서 과감하게 총리 후보를 지명하는 것이 이명박 정부의 후반기를 위해 훨씬 득이 될 것이다.
 조무제 전대법관. 그는 대법관을 지냈으니 `보통사람’은 아니다. 그러나 그는 살아온 그리고 살아가는 방식이 그야말로 `평민’의 상징이다. 1993년 공직자 첫 재산공개 당시 그는 6400만원을 신고해 103명의 고위법관 중 꼴찌를 했다. 1998년 대법관으로 취임할 때에도 재산이 7000만원에 불과했다. 대법관 취임 직후 보증금 2000만원짜리 원룸 오피스텔에서 자취생활을 했다. 그는 2004년 대법관 퇴임 때까지 경기도 용인의 25평짜리 전세 아파트에서 살았다.
 창원지법원장이던 90년대 중반 “관용차는 관내를 벗어나지 말아야 한다”며 부산의 자 택에서 창원까지 관용차 대신 버스로 출퇴근했던 일화도 유명하다. 대법관을 퇴임한 그는 남들이 다하는 전관예우형 변호사 개업을 마다하고 모교인 부산 동아대 석좌교수에 취임해 후학을 가르치고 있다. 조무제 전 대법관같은 인물이 왜 이 대통령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일까? (freezon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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