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의 신앙은 구국·호국의 땀과 눈물이 점철된 `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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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의 신앙은 구국·호국의 땀과 눈물이 점철된 `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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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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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지도자는 모든 종교의 영적 공간을 존중해야 
(dailian)
 
 
 종교는 안식과 기원, 구도의 영적 공간이다. 신과 인간이 만나고, 완성된 신앙 대상 숭배자를 우러러 구도 수행하는 신성한 자리다. 인간은 자기 종교에 따라 인생의 방향을 찾아가게 마련이다. 그러나 국가 지도자는 국가경영에 자기 종교를 넘어서야 한다.
 요즘 이명박 정부에 대한 불교계의 감정이 좋지 않다. 얼마 전 한나라당이 단독처리한 내년도 예산안에서 템플스테이 관련 예산이 대폭 삭감된 것이 불심을 흔들어놓았다. 불교계는 대통령 이명박이 기독교 장로인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대통령은 2004년 서울시장 시절 “수도 서울을 하나님께 봉헌한다”고 말해 구설에 올랐고, 이런 이 대통령의 `영혼’에 전염된 듯 여의도 침례교회 목사는 이 대통령의 대통령 당선을 “하나님이 시켰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 출범부터 청와대와 행정부 인사에 개신교 신자가 너무 많은 것이 지적되고, 국토해양부의 대중교통정보 이용시스템에서 주요 사찰 명칭이 삭제되는가 하면 일부 극단적인 개신교도들은 민족문화유산 훼손 및 불교 비방 행위로 불심을 간단없이 자극했다. 이를 불교계는 대통령 이명박의 불교에 대한 차별 내지는 홀대라고 보고 있다.
 종교계를 통틀어 고인의 영정을 모시고 기도하는 유일한 대통령이 박정희다. 서울 도선사, 김천 직지사, 강화도 선원사, 영동 천국사, 논산 관측사 등 곳곳에 대통령 박정희 또는 내외의 영정이 봉안되어 있다. 왜 그럴까. 불교 편향으로 밀착했기 때문일까. 그가 불교 신자이기 때문일까. 그것도 아니다. 오히려 인간 박정희가 개인적으로 인연을 맺었던 종교라면 기독교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는 경북 선산군 구미읍 상모리 산골마을에 살던 어린 시절, 기와집 서너채를 연결해 만든 마을 예배당에 다녔다. 상모교회다. 소년 박정희는 보통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상모교회의 유년 주일학교에 다녔고, 예배당 종소리를 들으며 찬송가를 부르고 기도하던 인연은 대구사범학교에 입학할 때까지 이어졌다. 그후 그가 신앙한 종교는 없다. 국정 운영에 특정 종교를 드러내놓고 중시한 일도 없다.
 다만 그가 신에게 적접 호소하는 일기를 쓴 적도 있다. 1974년 8월 육영수를 잃고 비무장지대에서 북의 남침용 땅굴이 발견돼 온나라가 발칵 뒤집혔었다. 이듬해 봄 제2땅굴이 또 드러나자 1975년 3월10일 일기에 “신이여! 북녘땅에 도사린 저 무지막지한 공산당들에게 제정신으로 돌아가도록 일깨워 주소서”라고 적었다.
 인간 박정희의 내면에 영향을 준 종교를 한마디로 말하기는 어렵다. 5·16 당시 육군참모총장이던 장도영은 그를 “원래 불교의 영향을 받아 언행에는 주로 선적(禪的) 가치관이 내재해 있었다”고 보았다. 외신에서 그를 불교도라고 오보를 낼 정도였으니 `친불교’라는 말이 무리는 아니다. 불교계는 박정희 정부에서 석가탄신일이 공휴일로 지정된 1975년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그해 1월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은 별도 여론수렴 과정없이 석탄일의 공휴일 지정 안건을 갑작스레 상정, 어린이날과 함께 법정 공휴일로 선포했다.
 그는 어린 시절 추억이 남아있는 상모교회가 6·25때 파괴된 것을 알고, 1967년 교회 건축비 380만원 중 100만원을 헌금하고 공병대 운전병 1명과 트럭 1대를 1개월간 파견해 교회 신축을 지원했다. 이듬해 1968년에는 동학 후신이며 3·1독립운동을 주도한 민족종교 천도교의 수운회관 건립에 정부 재정을 지원했다.
 박정희는 가족의 종교도 각자 자유 선택에 맡겼다. 부인 육영수는 독실한 불자로 북한산 도선사를 찾아 불공을 드렸고, 그곳에 주석하고 있던 고승 청담에게서 대덕화(大德華)라는 법명을 받았다. 가톨릭 학교를 다닌 장녀 근혜는 가톨릭 세례를 받았다. 근혜는 “세례를 받아도 되느냐고 어머니께 물었고 어머니께서 허락해 주셨다”고 했다.
 박정희의 신앙은 구국과 호국의 땀과 눈물이 점철된 `조국’이었다. 그가 믿는 하느님은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우하사”의 바로 그 하느님이었다. 국가지도자의 종교에 관한 언행이 오해를 받을 경우 국정 운영에 부담이 되게 마련이다. 모든 종교의 독특한 공간을 이해하고 포용하는 국가 지도자의 화합이 민심 앞으로 다가갈 때 그 지도자의 덕망은 빛나게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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