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40대를 부끄럽게 만드는 20대의 `애국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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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40대를 부끄럽게 만드는 20대의 `애국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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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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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윤 환 (언론인)
 
 
 우리나라 세대별 유권자수는 20대가 19.1%, 30대 22.4%, 40대 22.6%, 50대 15.7%, 60대 이상 18.6%다. 각종 선거를 좌지우지해온 50대 이상이 줄고 20대, 30대, 40대가 늘어나는 추세다. 대체로 보수적인 50대 이상은 역대 선거에서 높은 투표율로 선거판세를 좌우해 왔다. 그러나 이런 공식은 작년 6·2지방선거에서 무너졌다. 선거에 무관심했던 젊은층, 특히 20대가 투표장으로 뛰어들면서 선거판을 뒤흔든 것이다.
 최대 승부처였던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선거에서 20, 30대의 56.7~70.5%가 야권 단일후보를 지지했다. 반면 50대 이상 57.6~80.7%는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했다. 표심의 세대간 괴리가 엄청나다. 이른바 `낀 세대’인 40대는 37.4~46.1%가 한나라당을, 53.9~60.7%는 야권을 지지했다. 40대의 좌표 역시 20, 30대에 가깝다.
 그런데 최근 20대와 30대의 의식에 큰 간극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북한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이후 나타난 현상이다. 작년 말 한겨레21 조사에서 20대의 59.4%가 `남북관계 중단 조치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같은 시기 동아일보 조사에서도 강력한 대북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20대 응답(61.2%)이 가장 높았다. 30대는 50.8%로 가장 낮았다. 특히 병역 의무를 짊어져 남북관계에 민간한 20대가 안보에 관한한 원리주의적 입장을 취한 것이다. 우리나라 20대가 `애국심’으로 똘똘 뭉친 세대로 태어난 셈이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김호기 연세대 교수는 “지금 20대는 탈냉전 이후 태어나 자유 평화 인권을 소중히 여긴다”며 “이들에게 영토가 공격당하고 민간인이 희생당한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0대는 친북좌파, 야당이 반대한 `연평도 사격훈련’에 대한 조사에서도 무려 76.2%가 찬성했다. 50대 이상을 뺨치는 강경 자세다.
 연평도 사태 이후 해병대 지원율이 사상최고인 4.5 대 1을 기록했고, 탤런트 현빈의 해병대 입대와 그룹 2PM 택연의 미국 영주권 포기와 현역입대 등 이어지는 연예인들의 자원입대가 20대의 애국심의 발로라고 한다면 과장일까? `아덴만 여명 작전’을 수행한 해군 특수전여단 (UDT/SEAL) 신병모집에도 지원자가 몰려 경쟁률 3.5 대 1을 기록했다. UDT가 되려면 24주의 험난한 훈련을 통과해야 한다. 132시간 동안 잠을 한숨도 자지 않으면서 체조와 구보, 고무보트 조정훈련 등은 기본이다. 나약하게만 보였던 우리 20대가 이런 훈련을 마다하지 않는 것이다.
 이런 20대가 “강력한 대북 제재를 통해 북한의 근본적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는데 61.2%가 찬성했다. 반면 30대는 50.8%로 가장 낮았다. 대북인식에 관한한 20대와 30대가 세대의 이쪽과 저쪽의 끝에서 차갑게 마주보는 양상이다. 불과 10년 차이인 이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기에 이런 극과 극의 현상이 나타났을까?
 전문가들은 30대가 10년 전 6·15공동선언으로 대표되는 남북관계의 급변을 경험한 세대인 데 반해 20대는 잇단 북한의 무력도발을 경험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대학생 시절 김대중 정권의 햇볕정책에 의한 `퍼주기’와 남북정상회담, 그 결실의 하나인 `김대중 노벨평화상 수상’ 등 `우리민족끼리’라는 `허상’에 노출된 세대가 30대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전교조의 이념교육에 노출된 세대이기도 하다. 대한민국 건국을 “부끄러운 역사”로 잘못 배웠다. 더구나 10대 후반을 외환위기 속에서 보냈다. 부모와 형제가 길거리로 밀려나는 고통을 겪었다. 머리가 커서는 노무현 정권하에서 “북한 핵이 뭐가 문제냐”는 `막말’의 폭탄세례를 받았다.
 그러나 20대 `신(新)안보세대’는 중·고· 대학 시절 어학연수나 교환학생으로 해외에 나가 `글로벌 스탠더드’를 익혔다. 핵을 머리에 인채 주민을 학살하는 북한 정권에 반감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게다가 스물여덟 살짜리 김정은에게 물려준 권력 삼대 세습은 이들에게 용서할 수 없는 불의와 반정의로 보였을 것이다. 우리의 30대에게 바라는 것은 국가안보에 관한한 20대와 같은 `결기’를 가져달라는 것이다. 그건 이명박 정부에 대한 지지가 아니다. 정권과 여야를 떠난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를 지켜야하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 고급 아파트에 살며, 명품을 걸치고, 이태리 요리를 즐기며 입으로만 진보좌파를 외치는 그 잘난 `오렌지 좌파’들과 결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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