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신공항에 대한 소고-핌피현상과 相濡以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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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권신공항에 대한 소고-핌피현상과 相濡以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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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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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호 영 (국회의원)  생소하지만 핌피현상(PIMFY)이란 것이 있다. `좋은 것은 무조건 내 집 앞마당에 유치하겠다’는 말이다. `나쁜 것은 우리 동네에 절대 안된다’는 님비현상(NIMBY)과는 반대지만 지역이기주의라는 측면에서는 같은 현상이다.  요즘 동남권신공항 문제로 영남민심이 흉흉하다. 대구·경북·경남·울산 대 부산의 싸움이 심각하다. 이 싸움은 표를 먹고사는 정치권에서 부추기는 형국이다.  사실 대구·경북은 영남지방 전체의 공존(共存)과 상생(相生)을 위해 밀양을 주장하고 있다. 어디 대구·경북이 대구공항을 확장하자고 했나, 아니면 집 앞마당에 해당하는 영천이나 경산에 지어달라고 했나? 양보에 양보를 거듭한 결과물이 경남 밀양이다. 또 부산은 물론 넓게는 호남, 충청권 국민까지 같이 이용할 수 있는 곳이 밀양인 것이다. 밀양은 대구에서 51km, 부산에서 39km로 부산이 훨씬 더 가깝다.  인천국제공항은 수도권을 통과해야 갈 수 있는 곳이다. KTX가 다 해결해주지는 못한다. 현재 철도의 여객수송분담률은 16%에 불과하다. 예약도 어렵고 밤엔 기차가 끊긴다. 부산 가덕도는 부산도심을 관통해야지만 갈 수 있는 곳이다. 인천 영종도와는 달리 수심이 깊어 해상매립비 등 건설비용만도 밀양의 두배인 16조가 들고 지반안전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 교통혼잡도 가중되어 부산시민에게 전혀 도움이 안된다. 차라리 부산 북쪽에 붙어있는 밀양이 더 낫다.  부산은 밀양에 신공항을 지어도 내집 앞마당 아닌가? 부산정치인들이 가덕도를 고집하고 또 부산시민을 부추기는 것은 핌피현상의 도를 넘어 이웃이야 죽든 말든 상관없이 자기집 안방에다 공항을 지어달라는 얘기다. 한마디로 욕심이 지나치다. 부산도심의 상습적인 교통난이 가덕도 때문에 잘못하다간 교통지옥으로 바뀔 수도 있다.  `장자 莊子’, `대종사 大宗師’편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장자가 어느 날 길을 걸어가다가 우연히 연못 하나를 지나치게 되었다. 그 해 가뭄이 심해 연못의 물은 거의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물고기들의 등지느러미가 보일 정도였다. “내일이면 저 고기들이 다 말라죽겠구나” 물고기가 걱정된 장자는 다음날 아침 일찍 그 연못에 다시 가보았다. 물이 더욱 줄어 물고기들이 배를 보일 지경에 이르렀다. “아이고, 내일은 저 고기들이 영락없이 죽겠구나” 다음 날 장자는 뜬 눈으로 밤을 지새다가 날이 밝자마자 다시 연못에 갔다. 연못이 바짝 말라 바닥을 내보이고 있었다. 그런데 장자의 눈앞에 놀라운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연못 한 구석에 물고기들이 옹기종기 모여 거품으로(以沫) 서로 몸을 적셔(相濡) 죽지 않고 모두 살아있는 것이 아닌가?  미물인 물고기들도 이럴진대 우리 영남인은 어떠한가 돌아보게 하는 대목이다. 지방경제가 하나같이 어렵다. 상유이말(相濡以沫)의 정신으로 부산 앞마당 밀양에 어서 빨리 제2국제공항을 짓자.  상생하자, 부산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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