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력 군사동맹체 길 잃다
  • 경북도민일보
초강력 군사동맹체 길 잃다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11.06.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명분없는 아프간전·재정위기 리비아전
 미국-유럽 연합`나토’창설 62년만에 정체성 위기
 美“유럽 참여 부진”…유럽“美 국익만 직결” 불평

 
 이른바 `서방’으로 불리는 미국과 유럽의 군사동맹체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창설 62년만에 심각한 정체성 위기를 겪고 있다.
 세계 제2차 대전 이후 냉전의 초반부인 1949년 동유럽에서 세를 키우던 소련에 대항키 위해 설립된 나토는 동유럽 자유화 바람과 소련 붕괴로 20세기를 화려하게 마무리했지만 적이 모호해진 지금 방황하고 있는 셈이다.
 미국, 캐나다와 26개 유럽국가의 동맹체인 나토가 진행 중인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리비아 전쟁을 보면 위기의 실체를 쉽게 간파할 수 있다.
 올해 만 10년이 되는 아프간전은 탈레반과의 어정쩡한 타협 속에 마무리될 공산이 커지고 있으며, 아프간전 개전의 원인을 제공한 9·11 테러의 기획자 오사마 빈 라덴의 사살로 전쟁 명분은 더욱 흐려졌다.
 또 어렵사리 나토의 깃발을 붙인 리비아 전쟁도 사실상 프랑스와 영국이 끌고 가는 모양새다. 유럽 각국이 재정위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회원국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다 보니 약 3개월만에 공습 비용 걱정을 하고 있다.
 퇴임을 앞둔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의 지난 10일 발언은 나토의 정체성 위기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게이츠 장관은 대 리비아 군사작전에 참여가 지지부진한 점을 꼬집으며 전쟁 등군사작전에 미온적이면서 인도주의 구호, 평화유지 활동 등 `수월한(soft)’ 임무만 추구하는 나토 회원국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역사상 가장 강력한 군사동맹체(나토 지칭)가 인구밀도도 높지 않고 무장상태도 빈약한 정권을 상대로 작전에 돌입한 지 11주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무기부족을 호소하며 미국에 손을 벌리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나토 재정의 75%를 미국이 담당하는 가운데, 자국 국방비의 2%씩 나토에 기여하기로 한 약속을 지키는 나라는 미국 외에 영국, 프랑스, 그리스, 알바니아 등 4개국에 불과한 실정을 꼬집은 것이었다.
 그러나 유럽에서 이런 미국의 불평에 설득력이 있다고 보는 이들을 찾기는 그리쉽지 않다.
 나토의 유럽 회원국들 사이에서는 소련 붕괴 이후 미국 주도로 추진한 중동과 중앙아시아에서의 세 확대가 미국의 국익과 직결될지는 몰라도 유럽에는 사활을 걸만한 일이 아니었다는 인식이 존재하는 것이다.  또 미국은 최근 유럽에서 확산하고 있는 이슬람 테러리즘을 새로운 위협으로 강조하며 나토 회원국들의 공동대응을 요구하고 있지만 초유의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 국가들에 그다지 잘 먹혀들지 않고 있다. 스웨덴 싱크탱크인 `초국가재단’의 잔 오베리 소장은 “많은 유럽국가는 중무장한 미국이 덜 폭력적인 수단을 사용하거나 설득을 하려는 노력 대신 무력을 사용해 적과 싸우려 한다면 잘못된 것이며, 고비용도 초래한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