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인 “구제역에 소 죽이고 수입쇠고기에 시장 빼앗기고”
정부가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을 허용키로 한 것과 관련, 도내 축산농가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한국과 캐나다 양국이 지난 2007년 11월부터 진행해온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에 대해 3년 7개월만에 전격 합의했다고 지난 28일 밝혔다.
이에 따라 캐나다에서 광우병이 발생, 지난 2003년 5월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이 전면 금지된 이후 8년여만에 수입이 재개될 예정이다.
축산농가들은 “미국쇠고기 수입 재개 이후 구제역까지 발생하면서 축산업이 크게 어려워진 상황에서 캐나다산까지 수입되면 절망적 상황”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우 130마리를 사육하고 있는 경주축협조합장 최삼호(53.경주시 천북면)씨는 “현재 한우 사육마리수가 과잉상태이고 구제역파동 이후 한우소비가 급감하면서 많은 축산농가들이 부도위기에까지 몰려 있다”면서 “이때 캐나다산 소를 수입하는 것은 농가를 두번 죽이는 일”이라고 반발했다.
구제역 첫발생지 안동지역 축산농가들도 거세게 반발했다.
황모(63·안동시 일직면)씨는 “300여 마리를 사육하고 있지만 구제역 파동 이후 사료값이 오르고 한우 소비도 크게 위축돼 계속 소를 키워야 할지 말아야할지 고심하고 있다”면서 “이런 때에 캐나다산 쇠고기를 수입한다는 것은 얼토당토 않은 정책”이라고 말했다.
포항의 축산독농가 이모(56)씨는 “구제역 와중에 한우공급이 어렵게 되자 대기업이 미국, 호주산을 매우 싸게 공급하면서 외국산 쇠고기 선호를 부추겨 한우소비가 위축됐다”면서 “이런 가운데 캐나다산 쇠고기까지 들어오면 한우 농가들은 어쩌란 말이냐”고 답답해 했다. 이밖에 청도, 청송, 영천 등지 축산농들도 이구동성으로 구제역 보상이 끝나지 않아 재입식도 아직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캐나다산 소까지 들어오게 되면 한우사육 기반은 무너질 것이라며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다.
현재 각 지역의 명품브랜드로 자부하는 한우 암소의 경우 생체가격이 ㎏당 6000~7000원선으로 돼지고기 가격에도 못미치는 실정이다.
한편 경북도내에서는 5월 말 현재 3만5005농가가 한우 54만 7364마리를 기르고 있다.
/권재익기자 kji@hidomin.com
/황성호기자 hsh@hidomin.com
/이희원기자 lhw@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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