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2003년 집권 제1기 정부 출범 시 집권 노동자당(PT) 내 측근 인사들을 대거 각료로 기용했다. 33명 가운데 19명이 측근이었다. 한마디로 `코드인사’다. 집권 초 높은 인기를 유지하던 룰라 대통령은 그러나 이들 `측근’ 때문에 정치적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그런 그가 “정부를 구성하는데 친구를 초대하면 안된다”고 했다.
지금 대한민국은 참여정부 인사로 시끄럽다. 한사람을 이곳 저곳에 기용하는 `코드인사’ `전문 인사’와 `돌려막기 인사’, 룰라식 `보은인사’로 조용할 때가 없다. 전효숙 헌재소장, 송민순 외교·이재정 통일·이용섭 건설교통·박명재 행자부 장관 내정 등이 그렇다. 정권 초기부터 따지면 `친구를 초대하는 식’의 인사는 두 손으로 꼽아도 부족하다.
이상수 노동 장관과 이재정 내정자는 대선 때 노무현 후보 불법정치자금을 만져 사법처리된 장본인들이다. 이들은 대통령 특별사면 뿐만 아니라 사면과 거의 동시에 고위 공직에 기용되는 파격을 기록했다. 김병준 교육부총리는 어떠했고, 유시민 복지부 장관은 또 어떠했는가. 더이상 예를 드는 것은 국민에게나 참여정부에게나 피곤한 일이다.
룰라 대통령은 “연방정부든 주 정부든 정부를 확실하게 이끌어갈 능력을 갖춘 사람을 기용하는 것은 절반의 성공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제는 친구 관계를 찾지 않을 것이며, 국가 지도자로서 마땅히 기회를 가질 만한 각 분야 최적임자를 찾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룰라 대통령의 `용단’에 따라 룰라 대통령 측근들로 이뤄진 현 정부 각료들은 12월 초 합동기자회견을 갖고 전원 사퇴할 예정이라고 한다.
노 대통령이나 룰라는 성분이 유사하다. 그러나 룰라는 `코드인사’의 폐해를 뒤늦게나마 깨달았다는 점에서 노 대통령과 다르다. 브라질 국민들이 앞으로 얼마나 행복할지 부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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