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빠져든 연기…내 인생의 전부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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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빠져든 연기…내 인생의 전부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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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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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미디 배우답게 인터뷰 내내 익살스런 몸짓,표정으로 웃음을 선사한 켄 정.
 
할리우드 한국계 배우 켄 정 `행오버2’홍보차 내한

이민 2세대, 美서 태어나 정강조라는 한국이름 갖고 있어
의사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 알려지며 관심 모아

대학때 취미로 시작, 몇몇 연기수업 듣다보니 푹 빠져들어
고민 끝 전문의 과정 선택… 낮엔 의사,밤엔 코미디언 활동

 
 “뒤늦게 연기에 빠져들어 지금은 연기가 내 인생의 전부입니다. 모든 역할을 다 해보고 싶고 한국영화에도 출연하고 싶습니다.” 할리우드에서 코미디 배우로 활약하고 있는 켄 정(42·사진)이 16일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포부다.
 미국식 코미디 영화 `행오버’ 시리즈에서 아시아 마피아 두목인 `미스터 차우’로 출연한 그는 오는 25일 국내 개봉되는 `행오버 2’ 홍보를 위해 내한했다.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10억 달러 이상의 흥행 수익을 거둔 `행오버’ 시리즈는 켄 정의 이름을 할리우드에 확실히 각인시켰다.
 국내에서는 최근 개봉된 `트랜스포머 3’로도 알려져있다. 국내에서 7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이 블록버스터 영화에서 그는 중국계 연구원 역할을 맡아 비범한 연기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민 2세대로 미국에서 태어난 그는 `정강조’라는 한국 이름도 갖고 있다. 그는“한국말 조금 알아요”라고 한국말로 얘기했지만,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인터뷰는 영어로 진행했다.

 그는 특히 `의사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이 알려지면서 국내에서 더욱 관심을 모았다. 경제학 교수를 아버지로 둔 그는 비교적 안정적인 환경에서 자라며 학교에서 뛰어난 학업 성적을 거뒀다. 고등학교 때 월반하고 16살 때 조기 졸업한 뒤 명문듀크대 의대에 입학, 역시 조기 졸업한 뒤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내과의사로 일했다.
 어찌 보면 미국 사회에서도 남부러울 것 없는 지위에 있던 이가 왜 갑자기 코미디 연기에 뛰어들었을까.
 “고등학교 때까지는 연기를 하겠다는 생각을 전혀 해보지 못했어요. 어렸을 때는 모르는 사람을 만나면 내성적이고 수줍음이 많은 편이었고 아는 사람들이나 친구들 사이에서만 웃기고 재미있는 성격이었어요. 그에 비해 공부를 굉장히 잘했고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계속 잘했기 때문에 스스로에 대해 아주 학구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죠.”
 그랬던 그가 연기에 빠져든 것은 대학교 때 몇몇 수업을 듣게 되면서였다.
 “대학교 때 취미로 연기와 코미디에 관심을 갖게 됐죠. 그쪽에 호기심이 있어서 연기 수업도 몇 개 들었는데 굉장히 빠져들게 됐어요. `아, 이렇게 재밌는 게 있었구나’ 하면서 눈을 뜨게 됐죠.”
 
                        

 연기 전문 학교의 입학 허가까지 받고 고민하기도 했지만, 그는 다시 의대생의 본분으로 돌아가 전문의 과정을 밟는 쪽을 택했다.
 그러면서도 연기의 꿈을 버리지 못하고 낮에는 의사, 밤에는 코미디 배우로 활동하던 그가 의사 가운을 벗고 본격 배우로 나선 것은 아내(베트남계 혼혈)와 아버지의 적극적인 지지 덕분이었다.
 2007년 그가 출연한 영화 `사고친 후에’를 본 그의 아내는 그에게 전문 배우로 나서라고 충고했다.
 “당시 아내가 유방암 3기로 투병 중이어서 개인적으로 굉장히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어요. 아이들을 혼자 돌보고 집안을 꾸려가느라 심신이 녹초가 된 시기였죠.
 그런 나를 보고 아내가 꿈을 향해 나아가라고 더 적극적으로 지지해줬어요. 생각해보니 인생은 짧고 사람들이 날 어떻게 생각할까 신경쓰다보면 인생을 도전적으로 살지 못하고 어영부영 보낼 것 같다는 두려움이 들었어요. 두려워하지 말고, 하고 싶은 거 실컷 해보자고 마음먹었죠.”
 결국 당시 그의 영화 출연은 부부에게 모두 치료제 역할을 해 아내 역시 3년 전암이 완치됐다고 한다. 그는 “이 모든 것에 매우 감사한다”며 “인생의 시간이 제한돼 있는 만큼, 리스크를 감수하고 용감한 선택을 할 필요가 있다. 그 덕에 지금 내가 이 자리에 있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아버지도 그에게 큰 힘이 되는 존재다.
 “아버지에게 의견을 물었을 때 첫 질문이 `아내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였고 `그렇다면 나도 너를 지지하고 앞날을 축복한다’고 했어요. 아버지에게 정말 감사하고 사랑을 느꼈습니다. 지금도 가끔 아버지에게 조언을 구하는데, 늘 열심히 하라고, 명성이나 돈에 흔들리지 말고 겸손하게 발을 땅에 붙이면서 현실감을 잊지 말라고 충고해 주십니다.”

 이제 연기에 `올인’하게 된 그는 누구보다 재미있는 연기를 보여주기 위해 애쓰고 있다. `행오버’에서 그는 파격적인 누드 연기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 영화 자체가 미국 스타일의 공격적이고 자극적인 코미디라는 데 초점을 뒀어요. 원래 대본엔 팬티를 입고 나오는 거였는데, 내가 발가벗고 나오겠다고 했죠. 굉장히 충격적이고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더니 감독도 아주 좋아했어요.”
 언제 어디서든 `망가지는’ 연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그였지만, 딱히 코미디 배우로만 국한되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드라마 연기도 하고 싶어요. 이제 내 첫 번째 직업이 연기니까 모든 걸 다 해보고 싶어요. 진지한 영화나 무술영화, 드라마, 코미디,어떤 영화, 어떤 배역이든 다양한 연기에 도전하고 싶어요.”

 그는 자신의 뿌리가 있는 한국에도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한국인들과 꼭 함께 일하고 싶습니다. 한국은 나의 모국이고 내가 누구인가 하는 질문의 답이에요. 내가 한국 배우라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이번방문 역시 비즈니스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어요. 마치 집에 돌아온 느낌이에요.” 그는 “한국에서 영화를 찍는다면 굳이 선호하는 장르는 없지만, 나의 국적이나 감정적, 문화적으로 영혼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내면의 여정을 담은 영화였으면 좋겠다”며 “한국어는 앞으로 더 열심히 공부할 생각이고 대사보다 눈빛이나 감정으로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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