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에게 유쾌함 주는 배우 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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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에게 유쾌함 주는 배우 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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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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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이/희/준’… 단막극서 개성 있는 연기`눈길’
 
 4편의 KBS 드라마 스페셜 출연… 인상적 연기 시청자 눈도장
 송강호 배출한 극단 차이무 소속… 연극·영화 오가며 경력 쌓아
“절친 송새벽 `춘향뎐’서 변학도 역 캐스팅에 질투 나기도”
`날라리 공대생’서 한예종 연극원 재입학… 장학생으로 거듭

 
 KBS 2TV의 단막극 프로그램 `드라마 스페셜’ 팬이라면 그의 얼굴이 익숙할 것이다.
 지난 5월 4부작 `완벽한 스파이’를 시작으로 지난달 `큐피드 팩토리’, 그리고 최근 `동일범’까지 배우 이희준(32·사진)은 `드라마 스페셜’에서 잇따라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최근 을지로에서 만난 그는 연기 칭찬에 “더 잘할 수 있었는데…”라며 오히려 아쉬움을 내비쳤다.
 수더분해 보이는 외모에 날카로운 눈빛을 숨긴 이 배우는 송강호를 배출한 극단 차이무 소속으로, 연극과 영화를 오가며 차근차근 경력을 쌓고 있다.
 `드라마 스페셜’과 인연은 연극 `B언소’에서 비롯됐다. `B언소’에서 그의 연기를 본 `드라마스페셜’ 책임 프로듀서가 대뜸 `단막극 몇 개를 하고 싶냐’며 연락을 했던 것.
 이후 작년 10월 손현주와 함께한 `텍사스 안타’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4편의 `드라마스페셜’에 출연했다.
 손현주는 `완벽한 스파이’ 제작발표회에서 그를 가르켜 송새벽처럼 개성 있는 연기자로 성장할 친구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손현주 선배님이 전날 술을 마시면서 잘해준다고 하시더니 갑자기 제 얘기를 꺼내 당황했다”며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당시 제작발표회장에 그는 트레이닝복을 입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그런 자리가 처음이라 어떻게 입고 가는지도 몰랐어요. 갖고 있던 정장은 촬영에 써야해서 다른 옷 중에 제일 멋있는 옷을 입고 나갔는데 그게 `츄리닝’이었던 거죠. 촬영장에 배우들이 츄리닝을 입고 나오는 게 멋져 보여서 20만원 주고 산 거였거든요.”
 비교 대상이 된 송새벽은 사실 그의 절친이다.
 “`방자전’에도 같이 캐스팅됐었어요. 저는 작은 역을 제안받았는데 새벽이가 변학도라고 하니까 너무 질투가 나더라고요.(웃음) 그때 꽃마다 피는 시기가 다르다는 법정 스님의 책 구절이 생각나면서 내 시기가 따로 있다고 믿었어요. 앞으로도 차근차근 가고 싶어요. 연기할 때 재미있어야 잘 되는데 대박날 거 같은 욕심에 연기를 하면 안 좋게 나오더라고요.”
 그의 연기에서는 손현주의 말처럼 개성이 묻어난다. 극단 대선배 송강호나 절친송새벽이 연상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경상도 억양이 밴 말투나 특유의 이죽거리는 표정은 전형적인 연기 스타일과 거리가 멀다.
 `느린 배우라 대본을 오래 본다’는 그는 “연기할 때 나를 많이 투영하는 편”이라며 “나라면 어떻게 할까 생각하면서 하다보니 개성 있는 행동이 나오는 게 아닐까싶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배우를 꿈꾼 것은 아니었다. 마땅히 하고 싶은 게 없던 고교시절을 거쳐 영남대 화학공학과에 입학한 그는 군 입대 일주일 전 큰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군 면제를 받았지만 학업에서 흥미를 찾지 못한 그는 한동안 방황했다. `기타치고 노래 부르며 술 마시는’ 날들이 이어졌다. 그때 우연히 대구의 한 아동극단 포스터를 보고 호기심에 극단을 찾아갔다.
 `정글북’ `신데렐라’ 같은 아동극을 공연하면서 연기의 맛을 느낀 그는 제대로 연기를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에 2003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에 입학했다.
 `날라리 공대생’은 혹독한 실기 위주의 커리큘럼으로 유명한 한예종에서 장학생으로 거듭났다. 전액 장학금 3번을 포함해 재학기간 내내 장학금을 받았다.
 “학교가 너무 좋았어요. 아침 9시부터 밤 10시까지 연기와 관련된 수업을 하고 다음날 발표를 위해 새벽까지 연습하는데 잠을 못자도 괜찮았어요. 한번은 외국인 교수님이 유명 배우들의 햄릿 대사를 모은 낡은 테이프를 틀어주셨는데 너무 새롭고 닭살이 돋을 정도로 좋았어요. 그 자리에 있을 수 있다는 게 정말 감사했습니다.”
 한예종 시절 MBC `케세라세라’에 조연으로 출연했던 그는 졸업 후 극단에서 활동하며 `약탈자들’ `부당거래’ `황해’ 등 10여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새로운 것을 배우려는 욕심이 많다보니 복싱, 헬스, 합기도, 현대 무용, 노래까지 섭렵했다.
 영화 `특수본’에 이어 `화차’를 촬영 중이라는 그는 KBS `공주의 남자’와 노희경 극본의 jTBC 개국 특집극 `빠담빠담’에도 출연한다.
 아직 소속사가 없는 그는 “좋은 매니지먼트를 신중하게 찾고 있다”는 말을 꼭 넣어달라고 했다.
 상투적인 게 재미없다는 그에게 마지막으로 상투적인 질문을 던졌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고.
 “유쾌한 배우요. 보는 사람들이 유쾌하면 좋겠어요. 요즘에는 스트레스가 너무 많잖아요. 사람들에게 유쾌함을 주는 것이 배우란 직업이 할 수 있는 배려가 아닐까싶어요.”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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