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 대선에서 팔 다리, 머리통 내놔야 할 민주당
(gkorea.com)
 
 
　진정한 보수는 진보와 통하고, 건전한 진보 역시 보수를 딛고 서야 한다. 한국의 진보 보수는 둘 다 짝퉁에 불과하다. `부패한 보수’의 저편에 `무능한 진보’가 있게 마련이다. 그 틈새에서 좌파가 싹을 틔웠다. 그 좌파도 `짝퉁’이다. 짝퉁좌파 뒤에는 변태적 `종북좌파’가 있고, 다시 그 뒤에 진성 종북좌파들이 웅크리고 있다.
　명색이 제1야당 대표가 서울시장 후보경선 패배에 책임지고 사표를 낸다고 했다가 상대가 등을 한 번 두드려주자 기다렸다는 듯 도로 주워 담고 견마지로를 다하겠다고 그 앞에 납작 엎드렸다. 그러자 야 3당이 박원순 후보 선거대책위에 너도나도 깃발 들겠다고 야단이다. 결혼식 끝난 뒤 신부가 던진 부케를 서로 거머쥐려 몸싸움 하다 엎어지는 꼴이다. 느닷없이 “박원순 선대위 불참”을 선언한 민노당의 모습이 그렇다.
　만약, 박원순 후보가 당선되면 민주당은 어찌 될까? 총선 공천권의 절반을 박원순과 시민단체에 갖다 바치고 당 이름도 `희망한국당’이나 `아름다운 우리당’으로 바꿀 것을 애걸해야 할 지 모른다.
　박 후보는 무소속으로 후보등록을 마치고는 민주당에 들러 자신은 미래의 민주당원이니 잘 도와 달라, 나중에 반드시 보답하겠다고 했다. 이 말을 뒤집으면 “열심히 뛰어! 안 그랬다간 나중에 국물도 없다! 알았지?”가 아닐까? 무수속이면서 미래의 민주당원? 시민단체 대표 자격도 즐기고, 민주당의 조직도 업어야겠다는 놀라운 발상이다. 서울시민들의 수준을 무엇으로 보고 이럴까?
　그는 `참여연대’를 만들고 수많은 참여단체와 연대해 왔다. 그걸 무기로 삼아 반정부 및 기업 감시활동을 하며 이쪽에서 쳐서 저쪽으로 받아내고, 저쪽에서 쳐서 이쪽으로 받아내는 식으로 후원금을 받아냈다. 말이 좋아 후원이다. 결국 그 자금을 밑천으로 자신의 정치세력을 키워온 셈이다.
　박 후보 덕분에 `아름다운’ `희망’ 등 아름다운 말들이 오염되어 더 이상 아름답지 않게 들린다. 심지어 `시민’이란 단어조차 거북하기 짝이 없다. 이젠 `시민’이고 싶지 않다. 그냥 `주민’이고 싶다. 이번 선거 결과에 관계없이 이제까지 뭐 피하듯 내버려둔 이들 단체들의 도덕성에 대한 감시와 비판이 지속적으로 뒤따라야 할 것이다. 그래야 저 아름다운 말들이 제 빛깔을 되찾을 것이 아닌가?
　박원순 후보에게 패배한 민주당은 사실상 그 수명을 다했다. 물론 서울시장은 중요한 자리다. 민주당으로서는 서울시장 자리를 민주당이 차지하지 못할지언정 한나라당에는 절대 양보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민주당’ 간판이 서울시장선거판에서 사라졌는데도 `박원순’이라는 깃발 아래 모여 웅성거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서울시장이 아무리 중요하다해도 일개 단체장일 뿐이다. 어차피 의회나 구청장은 야당이 장악하고 있다. 서울시민들이 한나라당 서울시장을 뽑아 균형을 맞춘다해도 민주당이 꼭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야권후보단일화’에 마취돼 당원도 아닌 일개 시민운동가에게 후보자리를 헌납하고 말았다. 민주당의 과거 10년 집권 경력이 수치스럽다.
　서울시장선거가 여당 대 야당이 아니라 정당 대 좌파 집단의 대선 전초전이라는 황당한 구도가 되고 말았다. 박원순 후보의 당락을 떠나 민주당의 `서울시장선거 포기’는 민주당의 진로에 결정적 장애로 작용할 것이 확실하다. 내년 4월 국회의원총선 역시 한나라당과, 박원순같은 좌파 집단의 대결로 흐르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것인가. 민주당이 내년 총선을 여야 대결구도로 가져가고 싶어도 `박원순’의 전례가 있기 때문에 좌파세력들이 절대 양보할 가능성은 `제로’다. 박원순으로 단맛을 본 좌파세력들이 민주당에게 오히려 “당을 해산하고 ”좌파의 우산밑으로 투항하라”고 최후통첩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그렇지 않아도 민노당과 진보신당 일부, 그리고 장외의 친 노무현 세력이 `야권단일화’에 목을 매고 있는 실정이다. `야권단일화’라는 것은 민주당에게 `팔과 다리’를 내놓으라는 통첩이다. 박원순 후보에게 오른 쪽 다리를 내줬으니, 내년 총선에는 왼쪽 다리와 양팔을 내뇌야할지 모른다. 그리고 대선에선 머리통까지 포기해야하는 상황이 오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