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넘으니 배우가 좋은 직업이라는 것 깨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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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넘으니 배우가 좋은 직업이라는 것 깨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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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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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영, MBC 주말극 `애정만만세’서 이혼 후 새출발하는 강재미역 맡아 열연
 
 

 20대땐 뭐든지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고 명확히 구분하려해
 30대 되니 다양한 인간 존재한다는걸 이해하게 돼

 
 어느덧 데뷔 10년이 훌쩍 지나
 이젠 내가 상대남의 누나가 되니 부담

 
 
 “서른을 넘어서면서 배우가 정말 좋은 직업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더불어 많은 것에서 편안해졌어요.”
 `뽀글이 파마머리에 뿔테 안경을 끼고 감정을 솔직하게 내지르던 푼수 아줌마는 극중에서도 변신한 지 오래지만 배우를 실제로 만나보니 그의 연기가 진짜로 `연기’였음을 느끼게 됐다.
 긴머리, 분장 전 화장기 없는 뽀얀 얼굴에 또렷하면서도 간결한 이목구비의 이보영(32·사진)은 차분하고 참했다. MBC 주말극 `애정만만세’에서 주인공 강재미 역을 맡은 그를 최근 여의도 MBC 세트장에서 만났다.
 “20대 때 이 역할을 하라고 했으면 못했을 거예요. 그땐 이것 아니면 저것, 이런식으로 뭐든 명확하게 구분했거든요. 또 맡은 캐릭터에 대해 `왜 이런 식으로 행동하지?’라는 의문이 들면 연기를 못했어요. 그런데 30대가 되니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이 있고, 인간이란 늘 실수를 하며, 남들이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자기가 생각하는 길로 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래서 지금은 강재미를 이해하며 연기하고 있어요.”
 지난 7월 시작해 현재 시청률 17-18%를 기록하며 순항 중인 `애정만만세’에서 강재미는 남편 정수의 배신으로 하루아침에 이혼당하지만 씩씩하게 일어나 혼자 힘으로 세상을 헤쳐나가려 한다. 그를 배신한 전남편은 모두가 재미의 짝으로는 많이 기운다고 생각했지만 재미는 오직 자신만을 위해 살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를 택했다가 뒤통수를 맞았다.
 “특히 여자들은 주변 모두가 `아니’라고 하는 남자에 꽂힐 수 있어요. 실제로 그런 친구를 보기도 했고요. 여자들이 사랑에 `몰빵’을 잘해요. 그래서 재미 같은 상황도 벌어지는 거고요.”
 드라마는 그런 재미에게 `보상’으로 미혼의 `훈남’ 변호사 동우를 새로운 사랑으로 짝지어줬다.
 “판타지죠.(웃음) 하지만 재미한테 애가 없으니 아주 허무맹랑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다만 드라마에서는 훈남 총각이 이혼 후 바로 나타나지만 실제 현실에서는 언제 나타날지 기약이 없다는 게 좀….(웃음)”

 지난해 KBS `부자의 탄생’에서는 다섯 살 어린 지현우와 호흡을 맞춘 그는 이번에는 여섯 살 어린 이태성과 짝을 이루고 있다.
 “처음에는 연하남이라고 해서 마냥 좋았죠. 같이 나이가 어려지는 느낌이 들잖아요.(웃음) 그런데 예전에는 내가 연상의 상대 남자 배우들을 `오빠’로 의지했다면이 제는 내가 후배들의 `누나’가 되어야 한다는 게 부담이 돼요. 일장일단이 있는 것같아요.”
 연하남 상대역의 등장은 데뷔 10년의 세월이 낳은 결과이기도 하다.
 “살짝 눈 감았다가 뜨니까 10년이 훌쩍 지나간 것 같아요. 눈 깜짝할 사이에 시간이 흘렀어요. 그래도 여기까지 잘 온 것 같아요. 20대 땐 나도 모르게 날이 서고 까칠한 부분이 있었어요. 새침한 부분도 있었고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많이 편안해졌어요. 모든 게 서른을 고비로 달라진 것 같아요.”
 그는 “다만 지금 아는 것을 20대 후반에 알았다면 삶이 얼마나 더 풍요로웠을까 하는 아쉬움은 있다. 왜 이제야 깨달았을까 싶다”라며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는 느낌이 들고 그 안에서 나이도 빨리 먹는 것 같은 두려움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물론 지금이 제가 꿈꿔온 30대는 맞는 것 같고 20대 때보다는 30대가 더 좋은 것 같아요. 다만 30대를 좀 더 길게 천천히 보내고 싶어요. 사람들은 내가 나이에 맞게 행동하기를 바랄 텐데 그러다 보면 계속해서 더 어른스러워져야 하잖아요. 그런 점이 좀 싫어요.”
 이보영은 그간 드라마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어여쁜 당신’ `서동요’ `게임의 여왕’ `위기의 풍년빌라’ `아테나: 전쟁의 여신’과 영화 `나는 행복합니다’ `슬픔보다 더 슬픈’ `원스 어폰 어 타임’ `비열한 거리’ 등에 출연하며 차곡차곡 필모그라피를 쌓아왔다.
 주로 차분하고 여성스러운 이미지로 보여줘 왔지만 도도함을 가미한 코믹 연기도 한편으로 발전시켜온 그는 “그간 발랄한 역할도 해왔는데 사람들이 기억하는 내 이미지는 늘 차분한 것 같다. `애정만만세’ 끝나도 초반의 활발했던 모습보다는 후반부의 모습이 더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제의 난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 면을 갖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밝은 편이다. 데뷔 초에는 낯가림이 심했지만 일하면서 낯가림이 심하면 손해 보는 일이 많아 이제는 안 그러려고 한다”며 웃었다.
 우연히 CF를 찍으면서 연기자로 데뷔하게 된 그는 “솔직히 얼결에 데뷔해서 힘든 시간이 있었다. 그만두고 싶었던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모든 것이 딱 서른이 지나니까 감사함으로 바뀌더라”며 웃었다.
 “다만 제 성격이 연기에 맞는 것 같지는 않아요. 연기를 잘하려면 경험도 많아야 하고 좀 단순해야 할 것 같아요. 그런데 전 감성적인 면보다는 이성적인 면이 커요. 예전에는 연기하기 전에 계산을 많이 했어요. 지금은 감성적이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고요. 또 예전에는 인생에는 정답이 있다고 생각하며 살았어요. 하지만 그동안생각도 많이 하고 고민도 많이 하면서 눈물도 흘려보고 나서야 인생에는 정답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됐죠.“
 `애정만만세’는 인기에 힘입어 연장이 추진 중이다. 내년 1월 초 종영인데 좀 더 갈 모양이다.
 ”처음부터 우리 드라마가 잘될 줄 알았어요. 전개도 빠르고 인물마다 가진 스토리가 재미있어요. 앞으로도 어떤 작품을 하든 이보영이 하면 볼만하겠다는 신뢰를 주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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