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선거결과를 보면 초반의 한나라당 우세 기조가 흔들림없이 이어져왔음을 알 수 있다. 지난 10일자 경북도민일보에 보도된 여론조사결과가 그대로 들어맞았기 때문이다. 대구·경북의 단체장 선거는 이번 10·26재보선의 관심사 가운데 하나일 수밖에 없었다. 동남권신공항 건설, 과학벨트 유치 같은 지역 숙원사업이 물건너 간 뒤 처음 치르는 선거여서다. 초대형 국책사업 유치에 헛물을 켠 당시만 하더라도 지역은 `배신감’에 치를 떠는 모습이었다. 두 번 다시 한나라당을 쳐다볼 것 같지도 않던 기류가 흐르고 있었다. 그렇던 반감과 실망이 `미워도 다시 한 번’으로 바뀐 모양새다. 이번 선거의 특성을 분명히 인식하고 고민한 결과로 풀이된다.
그렇다고 한나라당이 마음 놓을 때는 아닌 것 같다. 밀양신공항 유치 실패 당시 여론은 국회의원 물갈이가 중론이었다는 소리다. 때문에 현역 국회의원들은 후끈 달아 식은땀을 흘리는 모습이 뚜렷해 보였다. 지역민들이 하나가 되어 힘을 모으는데도 뒷전에서 김 빼는 소리나 하고 다녔으니 곱게 보일 수가 없었다. 그러니 그때 쌓인 앙금이 이번 선거를 통해 모두 사라졌다고 볼 수는 없다. 한가닥 희망은 생겼지만 단체장선거와 국회의원선거가 같을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지역선거에서 이겼다하나 한나라당은 지역의 투표율이 얼마였는지를 눈여겨 봐야 한다. 낮은 투표율이 갖는 함의(含意)는 위기감마저 갖게 한다. 게다가 앞으로 서울에서 불어올 정치기류는 삭풍이 될 것만은 뻔한 일 아닌가. 정치지형은 크게 달라질 조짐이다 . 지금 국민들은 한나라당이 묵은 껍질을 완전히 벗어던지기를 촉구하고 있다. 내년 공천부터 달라지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전투 승리가 전쟁 승리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저작권자 © 경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북도민일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