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벌’ 강진 “몸 두개라도 모자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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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벌’ 강진 “몸 두개라도 모자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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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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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20년만에 처음으로 연예기획사 소속돼
유명연예인 패러디에 `땡벌 신드롬’이어져

 
불과 다섯 달 전만 해도 그는 스케줄이 많지 않은 `한가한’ 가수였다. 방송으로 나가지 않는 것을 알면서도 지역방송사 음악 프로그램 무대에 올랐다.
 길거리에서 알아보는 사람이 거의 없으니 사인해줄 일도 많지 않았다. 엄연한 `프로’ 가수임에도 “노래를 잘하니 가수해도 되겠다”는 말까지 들어야 했다.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만 얻을 수 있어도 고마웠다.
 이제는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바쁜 가수 중의 한 명이 됐다. 밤무대를 제외해도 한 달 평균 80~90개의 일정을 소화한다.
 전국 곳곳을 누벼야 하기 때문에 비행기를 이용해 시간을 맞추고 있다. 데뷔 20년 만에 처음으로 연예기획사에 소속돼 담당 매니저도 생겼다.
 그의 노래는 한 달간 300회 넘게 라디오 방송 전파를 타고 있다. 국내 모든 가수를 통틀어 5위권 안에 드는 대단한 수치다.
젊고 예쁜 여가수만 주로 출연하는 군인 대상 프로그램에까지 초대받았다. 남자가수, 그것도 트로트 가수로서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다.
 최근 `땡벌’로 전국을 들썩이게 하고 있는 가수 강진<사진> 이야기다. `땡벌’은 한번 들으면 쉽게 잊혀지지 않는 독특한 노랫말과 리듬 때문에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다양한 연령대로부터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다.
 2001년 발매한 `땡벌’이 갑자기 뜬 것은 조인성이 영화 `비열한 거리’에서 차 안과 노래방 등에서 부르면서다. 이후 KBS 2TV 드라마 `소문난 칠공주’에서도 이승기, 노주현이 `땡벌’의 흥겨운 멜로디를 흥얼거리는 장면이 종종 전파를 탔다.
 `땡벌 신드롬’은 오락프로그램에까지 이어졌다.
 그룹 V.O.S의 김경록이 SBS `일요일이 좋다-X맨을 찾아라’에서 코믹하게 이 노래를 소화했고, 신정환은 KBS 2TV `해피선데이-여걸식스’에서 아예 벌 의상을 입고 출연하기도 했다.
 강진은 “강원도 사투리인 `땡벌’이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이 강렬한 데다 노래 가사와 리듬이 독특해 젊은 층에게 어필하는 것 같다”면서 “여기에 스타들이 이 노래를 부르면서 관심이 높아진 듯하다”고 인기 이유를 분석했다.
 그는 또 “노래방 등에서 분위기를 띄울 때도 `땡벌’이 요긴하게 사용된다고 전해들었다”면서 “대학생들은 좋아하는 이에게 고백할 때도 이 노래를 부른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순식간에 스타덤에 올랐지만 그는 사실 지난 20년간 철저한 무명의 세월을 겪었다.
 1986년 첫 앨범을 내기 전 시절까지 합하면 무려 30년 가까이 이름을 알리지 못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가수 외의 다른 길은 한번도 돌아보지 않았다. 아내(그룹 희자매 출신 김효선 씨)와 결혼 후에도 줄곧 가수를 고집했다.
 “잠시라도 다른 길을 생각해 본적이 없어요. 노래가 미치도록 좋았죠. 다른 것을 할 재주도 없었습니다. 내 노래 한 곡이라도 사람들이 알아줄 날을 기다리며 참아왔습니다”
 그러다가 `땡벌’을 부르게 된 것은 나훈아 덕분. 그는 20여 년 전 나훈아의 앨범에 수록된 `땡벌’이 마음에 들어 나훈아를 직접 찾아가 다시 부를 수 있게 해달라고 졸랐다.
 “반드시 그 노래를 받아내야겠다는 생각에 아내를 데리고 나훈아 선배님을 찾았죠. `곡이 짧다’며 반신반의하셨지만 결국 주셨습니다. 직접 기타로 노래를 부르면서 녹음까지 해 주셨죠. 제가 지금의 자리에 서게 된 것은 나훈아 선배님 덕분입니다. 정말 고마운 분입니다”
 이런 성공 뒤 한쪽에는 안타까운 마음도 자리잡고 있다. 부모님 노릇을 대신 하던 큰형님이 1년 전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공연할 때마다 `많은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는 이런 모습을 형님이 직접 봤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해요. 5남매의 맏인 그 형님은 저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습니다. 제가 지방공연 등을 가면 꼭 와서 응원해 주셨습니다. 형님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아픕니다”
 후속곡 `화장을 지우는 여자’로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그는 가수로서의 실력도 중요하지만 인간적인 면에서도 인정을 받고 싶다”면서 “아차하면 팬들의 박수가 사라질 수도 있기 때문에 이런 관심을 유지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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