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중 학생회의 모금활동은 더욱 높이 평가받을 수 있는 요소를 지니고 있다. 다름아닌 자발성이다. 학교도, 학부모들도 생각하지 않았거니와 학생들에게 모금활동을 권유했다는 이야기는 들리지 않는다. 모금활동에는 학생들의 순수성, 그리고 학우애가 넘쳐 흐름이 감지된다. 우리가 학생들의 앞날에 희망을 걸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번 모금활동이 더욱 빛나 보이는 것은 온 나라가 학교폭력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시점이기도 해서다. 학교폭력의 실태는 마치 조직폭력배를 축소해 학교에 옮겨놓은 것만 같다. 힘이 약할수록 `주먹’들의 `밥’이다. 장애학생은 더욱 심한 학대의 대상이 되고 만다. 그것도 떼를 지어 한 학생을 못살게 굴어 죽음으로 몰아가기까지 하는 판국이다. 이동중학생들의 학우사랑과 조폭같은 폭력학생의 만행은 극과 극으로 대비될 수밖에 없다. 이동중학생들의 선행은 오로지 인성교육의 열매일뿐이라고 보고 싶다. 실제로 이 학교에서는 `칭찬왕 선발’ `봉사활동 동아리’같은 프로그램이 자리잡고 있다. 물론 이밖에도 많은 방안이 운용돼 훌륭한 품성을 기르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믿는다. 폭력과 증오와 가학(加虐) 대신 사람사랑을 받아들이는 학생들이야말로 아무리 칭찬해도 오히려 모자랄 것만 같다.
우리는 대구의 한 중학생이 급우들의 괴롭힘을 못이겨 스스로 죽음을 선택했을 때 `관심’과 `사랑’을 강조했었다. 천박한 사회풍조에 아이들을 마구잡이로 방치한 결과가 오늘의 사태다. 가정과 학교와 사회가 모두 책임을 나눠져야 할 일이다. 이제라도 학생들에게 관심을 가져준다면 아이들을 바른 길로 되돌려 세울 수 있는 가능성을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지금 온 나라의 근심 덩어리가 된 10대 연령층이라면 누구보다도 정의감에 불타야 할 나이다. 그 나이에 조폭이나 할 짓을 영웅시하는 풍조에 물들게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경북은 화랑의 정신과 기상이 배어있고 학문과 예의를 숭상하던 고장이다. 그 기반은 인성교육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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