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서해안 토스카나 제도에 딸린 질리오 섬 인근 해상에서 좌초된 유람선 코스타 콩코르디아 호의 선체의 모습. 연합뉴스
“휴가 못 간 승무원 위로 위해 일부러 위험한 항로 운항 지시”
먼저 탈출하고 복귀도 거부
과실치사 혐의 속속 드러나
이탈리아 검찰이 지난 13일 토스카나 해안에서 좌초한 호화 유람선 코스타 콩코르디아호의 선장 프란체스코 셰티노(52·사진)를 상대로 사고 경위를 조사한 결과 선장의 황당하고도 무책임한 행동이 속속 드러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이탈리아 현지 언론과 외신들에 따르면 셰티노 선장은 휴가를 못 간 승무원을 위로하기 위해 일부러 위험한 항로로 키를 잡아 사고를 유발했을 뿐만아니라 사고 발생 후에는 승객들보다 먼저 탈출해 항만당국의 복귀 명령을 거부한 정황이 밝혀졌다.
셰티노 선장은 검찰 조사에서 사고 발생 당시 “배의 운항 지시를 내린 사람은 바로 나”라고 질리오섬 인근 암초 지대로 유람선을 운항토록 했음을 시인했다고 이탈리아 뉴스통신 안사(ANSA)가 17일 검찰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와 관련 이탈리아 최대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선장이 휴가를 떠나지못한 승무원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이 승무원의 고향인 질리오섬 해안에 가까이 접근했다는 증언을 보도했다.
수석 웨이터인 안토넬로 티에볼리는 이 신문에 사고 직전 선장이 자신을 함교로 불러서는 “안토넬로, 와서 보게, 자네 (고향) 질리오가 매우 가깝다네”라고 말했다.
좌초 유람선 운영사에서 일했던 한 전직 선장은 AFP에 “그런 행동은 허세다. 셰티노는 과시하고 광대짓을 하며 돌아다니길 좋아하긴 한다”며 “믿을 수 없을 만큼 멍청한 짓이며, 나라면 한 번이 아니라 10번이라도 유죄 판결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전직 선장은 “(사고해역의) 암초는 해도에 분명하게 표시돼 있다”고 덧붙였다.
또 셰티노 선장은 승객과 승무원들을 대피시킬 당시 자신이 배 위에 머물고 있었다고 주장했으나, 그 지역 해안경비대장 그레고리오 데 팔코와의 통화 녹취 내용이 공개되면서 거짓임이 드러났다.
녹취 내용에 따르면 선장은 승객들이 배를 떠나기 전에 먼저 탈출했을 뿐만아니라 해안경비대장의 복귀 명령도 거부했다.
데 팔코 해안경비대장은 “당신하고 부선장 둘 다 배에 올라가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남아있는지 나한테 보고하시요. 알아 들었소?”라고 소리를 질렀다. 이때 이미 구명보트에 옮겨 탄 셰티노 선장은 배가 기울고 있고 너무 어둡다면서 자신이 구명보트에서 승객들의 철수작업을 지휘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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