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崔부자와 여성용 생리대 수입하는 재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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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崔부자와 여성용 생리대 수입하는 재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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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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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 연휴를 끝내고 청와대에 복귀한 이명박 대통령이 재벌그룹의 문어발식 기업확장을 비난했다. “경주 최 부자는 흉년에는 땅을 늘리지 말라는 가훈을 지켜 존경받았다”며“경제가 어려운 때 대기업들이 소상공인 업종까지 영역을 넓히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과 롯데 등 재벌이 `빵 장사’에 까지 뛰어들어 영세상인들의 생업을 위협하는 행태를 꾸짖은 것이다.
 이 대통령의 비난은 차치하고라도 이 나라의 재벌들은 정말 뻔뻔하다. 거의 약육강식이 지배하는 정글 속의 하이에나에 가깝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외손녀 장선윤씨 남편은 독일제 유아용 물티슈에서부터 여성 생리대까지 손을 댈 참이다. 장선 윤씨는 `포숑’이라는 외제 베이커리 전문매장을 롯데백화점 12개점에 열고 “눈 감고 돈벌기”에 나섰다.
 삼성 이건희 회장의 큰딸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은 `아티제’라는 브랜드로 고급 커피·베이커리 사업에 뛰어들었고,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딸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은 `달로와요’ `베키아에누보’라는 빵장사에 나섰다. 정유경 씨는 이마트에 피자를 독점납품도 하고 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의 딸 정성이 이노션 고문도 `오젠’ 브랜드로 재벌딸들의 `빵전쟁’에 뛰어들었다. 과자부스러기와 여성용 생리대 수입에 눈독들이는 재벌을 우리는 기업인이라 부를 수 없다. 돈만 보면 눈이 뒤집어지는 그들은 천민자본주의의 수전노일 뿐이다. 주머니에 돈은 많지만 영혼이 빈약한 `리치 푸어(Rich Poor-배부른 거지)’일 뿐이다. 세계최고부자 빌 게이츠나 워런 버핏이 과자부스러기나 여성용 생리대같은 허접스런 사업에 눈을 돌렸다는 얘기를 들어봤는가?
 경주 최부잣집에는 가훈이 있다. 그것은 진사 이상의 벼슬을 하지 마라. 만 석 이상의 재산을 모으지 말며 만 석이 넘으면 사회에 환원하라. 흉년에는 남의 땅을 사지 마라. 과객(過客)은 후히 대접하라. 며느리들은 시집온 뒤 3년 동안 무명옷을 입어라. 사방 100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등 6훈이다.
 또 수신(修身)의 기본인 육연(六然)이 있다. 스스로 초연하게 지내고 (자처초연 自處超然), 남에게는 온화하게 대하며(대인애연 對人靄然), 평온할 때에는 마음을 맑게 가지고 (무사징연 無事澄然), 일을 당해서는 용감하게 대처하며(유사감연 有事敢然), 성공했을 때에는 담담하게 행동하고 (득의 담연 得意淡然), 실패했을 때에는 태연히 행동하라 (실의 태연 失意泰然)가 그것이다.
 경주 최부자는 지금 부자가 아니다. 후손들이 선대의 가르침에 따라 만석 이상의 재산을 모으지도 않았고, 만석도 안되는 재산을 독립운동에 바쳤고, 사방 100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기 위해 재산을 투척했기 때문이다. 여성용 생리대나 과자부스러기로 돈을 쓸어 담겠다는 이 땅의 재벌들은 최부잣집의 가훈을 머리맡에 대문짝만하게 써붙여 아침 저녁으로 큰 소리로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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