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가는 음악 만드는게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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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가는 음악 만드는게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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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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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곡가 윤일상 데뷔 21주년 기념 음반 `아임 21’발표
 
 
폴 포츠가 부른 `보고싶다’ 등 히트곡 골라 가수들이 재해석
슬럼프 겪고 저작권료 바닥일때도 작곡 하나로 즐기며 버텨
요즘 `위탄 2’ 멘토 활약 “20년 경험 신인 발굴에 쏟고 싶어”

 
 
 
 작곡가 윤일상(38·사진)은 요즘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 최근 청담동 개인 작업실에서 만난 그는 “52시간 만에 오늘 처음 잠을 잤다”며 건반 위에 놓인 악보들을 들춰 보였다. 그럴 법도 하다. 그는 지난달부터 작곡가 데뷔 21주년 기념 음반 `아임 21(I’m 21)’의 수록곡을 2주 간격으로 2곡씩 선보이고 있다. 또 MBC TV `스타오디션 위대한 탄생 2’에서 멘토로 활약 중이며 재공연되는 뮤지컬 `서편제’의 음악 작업도 하고 있다.
 그간 김범수의 `보고 싶다’와 이은미의 `애인있어요’를 만든 작곡가로만 알려졌지만, TV 출연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얼굴까지 알려 요즘 가요계 `핫 피플’이 됐다.

 윤일상은 올해로 데뷔 21주년을 맞았다.
 20주년이 아니라 21주년 기념 음반을 낸 건 “20년을 보내고 새로운 1년이 시작됐다는 의미”라고 했다.
 “몇십 주년 된 조용필, 이문세 같은 선배들도 있으니 저는 아직 `아기’죠. 음악이 마라톤이라면 저는 5㎞ 정도 뛴 셈이죠. 제가 지쳐 완주를 못하고 생을 마감하면할 수 없지만 전력질주 하지 않고 적당한 속도로 오래 뛰고 싶어요.”
 기념 음반에는 그가 20년간 발표한 700여 곡 중 선곡한 노래를 유명 가수들이 다시 불렀다.
 이미 발표된 십센치의 `애상’(쿨), 영국 팝페라 가수 폴 포츠의 `아임 미싱 유’(I’m missing you·김범수), 슈퍼주니어 K.R.Y의 `회상’(터보), JK김동욱의 `리멤버’(Remember·DJ.DOC) 등으로 몇몇 곡은 음악차트 1위도 차지했다.
 “가수에게 잘 맞는 옷을 입히는 힘든 작업이었죠. 대중에게 감정이 솔직하게 전달되려면 제 곡과 노래할 가수의 교집합을 찾는 게 핵심이었어요.”
 그중 폴 포츠와의 작업은 영국에서 이뤄졌다. 폴 포츠는 클래식하게 편곡된 김범수의 `보고싶다’를 성악 창법으로 노래했다.
 
 

 작곡을 처음 시작한 건 초등학교 시절. 청소년기에도 자연스럽게 곡을 썼고 만 18세에 가요계에 입문했다.
 그는 1993년 박준희의 `오 보이(Oh Boy)’를 시작으로 쿨, DJ.DOC, 터보, 영턱스클럽의 히트곡을 쓰며 1990년대를 주름잡았다.
 “운이 좋았다”는 그는 “그때도 `1위를 해야겠다, 히트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다”며 “정신없이 음악에 미쳤고 뒤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고 달렸다. 잠시 멈춰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그로 인해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는 슬럼프가 찾아왔다.
 “트로트와 댄스 음악을 접목한 `정’이 기획사 네군데서 거절당했죠. 1996년 영턱스클럽이 불러 결국 성공했는데 이때부터 팝을 쫓기 싫어 새로운 시도들을 했죠. 그런데 저의 시도가 성공하면 너도나도 따라오고 저 역시 제 곡을 답습하게 돼 자괴감이 느껴졌어요. 결국 슬럼프가 왔는데 멜로디를 쥐어짜게 되더군요.”
 그러나 그는 “슬럼프는 내 작곡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며 “슬럼프가 없었다면 내 작곡가 수명은 짧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창작의 고통’은 어느 정도일까.
 “창작은 고통에 더해 다른 감정이 있어요. 곡이 잘 써질 때의 희열, 곡이 안 풀릴 때의 절망감과 스트레스 등이 섞였죠. 칼로 찌르는 고통과는 종류가 달라요.” 이러한 감정을 즐긴다는 윤일상의 강점은 발라드, 댄스 등 폭넓은 장르의 히트곡을 보유했다는 점. `내 인생의 곡’을 묻자 “대중이 좋아해 준 곡은 모두”라고 한다.
 음악 저작권료가 엄청나겠다는 말에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고 손사래를 쳤다.
 “1990년대는 저작권 개념이 미약했고 1990년대 후반 인세 신탁 문제로 음악저작권협회를 3년간 탈퇴해 저작권료 징수를 제대로 못 받았죠. 수억 원의 손해를 봤지만 당시의 문제 제기가 작곡가 후배들에게 도움이 됐다고 생각해요.”
 윤일상은 요즘 자신의 음악 내공을 새롭게 쏟는 곳이 있다. `위대한 탄생 2’에서 멘토로 활약하며 샘카터, 정서경, 50㎏ 등의 멘티들을 지도하는 것.
 그는 “신인 발굴의 욕구가 컸다”며 “대형 기획사 3사에만 인재가 몰린 경향이 심한데다, 20년간의 경험을 필터링 없이 진정성 있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출연 배경을 설명했다.
 당초 제작진은 그에게 `독설’을 기대했지만 그는 인자한 모습으로 `아빠 미소’란 애칭을 얻었다. 스스로 “외강내유(外剛內柔)형”이라고 웃는다.
 그는 “음색과 가창력은 타고나지만 자세는 노력할 수 있다”며 “음악이 마라톤이면 지속적으로 뛰는 힘은 결국 음악을 진정으로 대하는 자세다. 내 목표도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중 오래 음악 하는 선례가 될 친구를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작곡가로서 윤일상의 목표는 뭘까.
 “100년 가는 음악 하나 만들고 생을 마감하는 게 꿈이에요. 음악 차트에 얼마나 머물까보다 제 솔직한 감정을 담아 감동이 전달된다면 평생 가는 음악이 되지 않을까요. 진정성 있는 음악가가 되고 싶습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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