旱天作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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旱天作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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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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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류 역사는 크게 선사시대와 역사시대로 구분한다. 구별 기준은 글이다. 즉 선사시대는 말은 있으나 글이 없던 시기,역사시대는 글이 생겨나 기록이 가능한 시기를 말한다. 그만큼 글은 인류 최고의 발명품이라고 할 수 있다. 글 중에서도 한글의 우수성과 독창성은 단연 독보적이다. 어떤 글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과학적이면서도 거의 무한대의 표현력을 구사할 수 있다. 그러나 한자를 병행 표기하지 않을 때 뜻을 제대로 알 수 없는 경우가 더러 있다. 한자어 중에서도 사자성어가 특히 그렇다. 천리비린, 도광양회,취모멱자 같은 사자성어는 한글로만 봐서는 무슨 뜻인지 가늠하기조차 힘들다. 千里比隣(멀리 떨어져 있어도 이웃처럼 가깝게 느낌), 吹毛覓疵(털까지 뒤져 흠을 찾는다)처럼 한자로 봐야 그나마 뜻이 통한다.
 천리비린은 과거 남북회담 때 북측 대표가 회담의 의미를 비유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도광양회는 `삼국지연의’에서 유비가 천둥 소리에 겁먹은 척 함으로써 조조의 경계심을 풀도록 한 계책을 뜻한다. 이처럼 사자성어는 간결하면서도 깊은 함축적 은유를 담고 있다. 역사적 사실이나 사건을 압축해서 전달하는 매력도 있다.
 한나라당 대권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성탄절인 25일 견지동 개인사무실 `안국포럼’에서 가진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내년을 상징하는 사자성어로 `한천작우(旱天作雨)’를 꼽았다. 내년에는 희망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미에서 `어지러운 세상이 계속되고 백성이 도탄에 빠지면 하늘이 길을 열어준다’는 뜻이다.
 이는 참여정부 말기의 국정혼란 상황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고 내년 대선 승리에 대한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맹자의 `양혜왕장구상’편에 등장하는 `한천작우’는 `한여름에 심하게 가물어서 싹이 마르면 하늘은 자연히 구름을 지어 비를 내린다’는 뜻으로,군주의 폭정에 대한 천벌의 의미도 갖고 있다고 한다.
 곧 정해(丁亥)년 새해다. 내년에는 10년 묵은 체증이 확 트이듯 모든 일이 술술 풀리는 한 해가 됐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金鎬壽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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