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볼에 인생을 건 그녀들의 마지막 투혼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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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볼에 인생을 건 그녀들의 마지막 투혼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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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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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DVD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여자 핸드볼 선수들의 감동 실화
역동적 경기장면 재현에 성공한 세계 최초 핸드볼 영화
역전에 역전, 마지막 승부까지…여배우들의 호연 볼 만

 
 
 
 문소리ㆍ김정은ㆍ김지영ㆍ조은지 등 출연 배우들은 기회있을 때마다 `땀’과 `눈물’, 그리고 `진정성’을 강조했다. 배우는 역시 배우. 석달 간의 피눈물나는 노력 끝에 그들은 세계 최고의 핸드볼 선수로 바뀌었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감독 임순례, 제작 MK픽처스)은 제작 마무리 단계에서조차 투자받기 힘든 영화였다. 스포츠 영화, 그것도 여자들이 주축이 됐다는 낯선 소재가 대중에게 얼마나 파고들 수 있을 지 도통 감을 잡을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은 열악한 제작 환경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순간’을 잡아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낸 여자 핸드볼팀을 모델로 한 작품. 당시 세계 최강 덴마크와의 결승전은 AP통신이 올림픽 10대 명승부로 선정했을 만큼 19번의 동점, 두 번의 연장전에 이어 마침내 승부 던지기 끝에 판가름이 났던 숨막히는 승부였다.
 하지만 그들이 사투 끝에 거머쥔 은메달은 변변한 실업팀 하나 남아있지 않은 현실에 묻혔고, 그들에 대한 관심조차도 그 때 뿐이었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은 팀 전체로나 선수 개개인으로나 힘든 날을 겪었던 선수들을 생생하게 재현해냈다. 선수들의 삶을 그대로 옮긴 것은 아니지만 선수로서 맞닥뜨리는 고된 삶과 세월의 벽을 뛰어 넘는 신ㆍ구세대의 진정한 우정을 보여주고, 감독과 선수가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을 드라마틱하게 그린다.
 임순례 감독은 잔재주를 피우지 않고 굳건하게 휴먼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감동을 앞세워 너무 묵직하게만 흐르지 않은 것은 대중들의 시선을 붙들기 위한 돋보이는 전략이다.
 `화려한 휴가’의 시나리오를 썼던 나현 작가는 이번에도 곳곳에 따뜻한 웃음을 배치해 보는 이의 긴장을 풀어준다.
 무엇보다 배우들의 호연이 눈에 띄는 영화다. 12년간 한국 최고 여자 핸드볼 선수로 군림했으나 생활고에 지친 미숙 역의 문소리. 감독 대행에서 선수로 강등당하지만 꿈을 이루기 위해 팀 전체를 아우르는 혜경 역의 김정은은 쌍두마차로서 영화를 이끌어간다.
 김지영은 마치 지금까지 그다지 밀접한 인연이 없었던 스크린에 한풀이라도 하듯 자신감 넘치는 연기를 보여 눈에 띈다. 골키퍼를 맡은 조은지는 영화의 감초같은 조연으로 위치를 확실히 한다.
 천재 소녀 보람 역을 맡은 신인 민지, 진주 역의 신인 남궁은숙도 앞으로 눈여겨 볼 재목이다.
 한동안 풋내가 가시지 않은 여배우들의 연기가 주를 이뤘던 한국 영화계에 능수능란한 연기를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울 지경이다.
 유일한 남자 배우인 엄태웅은 때론 주인공으로, 때론 관객과 동급으로서 이들을 살핀다. 그의 작품 속 연기 변신에 박장대소할 관객이 많을 듯하다.
 하이라이트인 덴마크와의 결승전이 경기 장면 위주로만 구성된 건 두고두고 아쉬운 대목. 부족한 제작비 탓에 극적 장치를 더 넣을 수 없었겠지만 이를 알 리 없는 관객은 아쉬움을 토로할 수 있다.
 당시 핸드볼 경기를 중계했던 최승돈 KBS 아나운서와 해설을 맡은 강재원 감독의 출연은 현장감을 살리는 중요한 장치가 됐다.
 또한 영화 마지막에 등장하는 실제 핸드볼 팀 선수들과 임영철 감독의 내레이션은 영화의 진정성을 높이는데 큰 몫을 차지한다.
 올림픽 2연패의 주역인 최고의 핸드볼 선수 미숙(문소리 분)은 소속팀이 해체되자 슈퍼마켓에서 야채를 팔며 생활 전선에 뛰어든다. 정란(김지영)이는 한 번도 태극마크를 달아보지 못한 채 식당에서 남편의 일을 돕는다.
 아테네 올림픽을 위해 국가대표가 다시 소집되고 감독 대행으로 일본 프로팀 감독으로 활동중인 혜경(김정은)이 부임한다.
 세대 교체를 이뤘다지만 신진급 선수들은 팀워크보다는 개인 플레이를 강조하고 혜경은 노장 선수들을 다시 불러모으지만 감독이 갑자기 교체된다. 새로 부임한 감독은 세계적인 스타 플레이어 안승필(엄태웅).
 안감독은 사사건건 노장 선수들과 부딪히는 한편 새로운 훈련법을 도입해 혜경과 극도로 긴장된 관계가 된다.
 젊은 선수들은 선배 선수들이 부담스럽지만 선배들은 이들을 하나씩 하나씩 품어나간다.
 하나가 된 선수들은 마침내 올림픽이 열리는 그리스로 향한다.
 스포츠 영화의 묘미는 숨막히는 승부가 주는 긴장감이다. 하지만 인물 각자에게 포커스를 맞춰 휴먼 드라마로 재탄생시킨 것은 여러가지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 주는 선물이다.
  /이부용기자 queen1231@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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