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으로… 두눈으로 목격, 그리고 엇갈린 진술
  • 이부용기자
오감으로… 두눈으로 목격, 그리고 엇갈린 진술
  • 이부용기자
  • 승인 2012.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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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 DVD  `블라인드’

탄탄한 시나리오 기반

시각장애인 편견 누를 착한 메시지
마음 옥죌 듯한 긴장감 스릴러 장르 본분 다해

 시각장애인이 뺑소니 사고를 목격했다. 더구나 범인은 살인을 밥 먹듯이 하는 성도착자. 경찰이 될 뻔했던 시각장애인은 머리가 비상하지만, 마음은 비뚤어진 범죄자의 마수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영화 `블라인드’의 설정은 꽤 흥미롭다. 앞을 보지 못하는 이가 뺑소니 사고를 목격했다는 점에서, 연쇄 살인을 일삼는 성도착자가 범인으로 등장, 스릴러의 외피를 잘 유지한다는 점에서다.
 탄탄한 시나리오에 기반을 둔 영화는 크게 겉돌지 않으면서 절정을 향해 치닫는다. 완급조절이 다소 아쉽지만 `착한’ 메시지와 마음을 옥죌법한 긴장감은 스릴러로서의 장르적 본분을 다한다.
 비 오는 귀갓길. 오랫동안 택시를 기다린 시각장애인 수아(김하늘)는 친절한 남성의 목소리에 택시인 줄 알고 탑승한다.
 이 남자가 보이는 지나친 호의에 의심을 품은 수아. 갑자기 `쿵~’하는 소리가 들리고, 택시는 가던 길을 멈춘다. 남자는 동물을 치었다며 수아를 다시 차에 태우려 하지만 무언가 석연치 않음을 느낀 수아는 이에 반항한다.
 경찰대 출신의 수아는 놀라운 격투 솜씨로 남자를 물리치고, 남자는 미묘한 눈빛을 남기며 도주한다.
 수아는 누군가 뺑소니를 했다며 경찰에 신고하지만, 경찰은 시각장애인의 증언을 주의 깊게 듣지 않는다. 한편, 택시기사인 척 가장한 범인이자 산부인과 의사인 명진(양영조)은 수아 주위를 배회하며 그녀를 노린다.

 영화는 수아와 뺑소니 사고의 또다른 목격자인 기섭(유승호), 이들의 제보로 범인의 뒤를 쫓는 형사 조희봉(조희봉), 그리고 명진 등으로 인물을 최소화하면서 사건에 집중한다.
 연쇄 살인 및 성폭행 사건과 뺑소니 사건을 뒤섞었지만, 인과 관계가 분명하고 비열한 범인 역을 연기한 양영조의 호연 덕택에 극적 긴장감도 상당하다.
 특히 영화 초반 범인의 차량이 모범택시인지 외제차인지 헷갈리게 하며 극 전체를 이끌어가는 설정과 영화 말미, 불이 꺼진 상태에서 보육원에서 벌이는 범인과 수아-기섭의 대결은 긴장감을 유발한다.
 시각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누를만한 `착한’ 메시지도 장점이다. “마음에 있는 장애가 진짜 장애지 눈 하나 안 보이는 건 장애도 아니다”라든가 “보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건 많아요”라는 직접적인 대사뿐 아니라, 수아의 논리적이고 침착한 행동은 `시각장애인도 일반인과 다를 바 없다’는 주제를 튼튼한 게 뒷받침한다.
 수아 역의 김하늘은 시각장애인 역을 소화하며 공을 들인 흔적이 엿보이고, 어수룩한 형사를 연기한 조희봉의 연기도 감칠맛이 난다. 유승호도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제 몫은 했다. 무엇보다 `마음이’ 등에서 놀라운 연기를 펼친 강아지 달이의 연기가 눈길을 끈다.
 `블라인드’는 2009년 한국프로듀서조합에서 주최한 `히트 바이 피치’(Hit By Pitch)에서 최고 인기프로젝트상을 받았다. 공포영화 `아랑’(2006)을 연출한 안상훈 감독이 메가폰을 들었다.
 청소년관람불가.
 /이부용기자 queen1231@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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