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철수생각`이라는 책을 낸데 이어 SBS 예능프로그램 `힐링캠프’에 출연했지만 대선출마에는 여전히 애매하다. 작년 10월 서울시장 선거 이후의 `좌고우면’이 대선을 4개월여 앞두고도 여전하다. `신중함’과 `눈치 보기’는 다르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안 원장의 고민을 모르지 않는다. 안 원장은 대선 출마 여부에 “지지자들의 생각을 아는 게 중요하다. 일반적인 정치인들의 지지와 나에 대한 지지는 (성격이)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말은 안 원장이 현실을 냉철하게 보고 있다는 증거다. 안 원장을 향한 지지는 `정치인’이나 `대권후보’에게 보내는 게 아니다. 안 원장의 반듯한 자세와, 공익적 사업가로서 거둔 성공, 젊은이들의 고통을 이해하고 함께 고민하는 소통의 자세, 자신의 성공을 사회와 함께하겠다는 헌신에 대한 이해와 지지다. 말하자면 `성원’이다. 일반 정치인과 자신에 대한 지지를 구분한 그의 인식은 정확하다.
특히 현실정치에 `때’가 묻지 않은 순수함도 높은 지지에 작용했을 것이다. 정치와 거리를 둔 안 원장이 권모술수와 패륜이 난무하는 기성 정치인들보다 유리할 수밖에 없다. 아울러 대선 출마 여부를 밝히지 않고 `검증’의 칼날을 피함으로써 이미지를 유지하는 데 성공한 측면도 있다.
안 원장은 대한민국의 국가적 현실에 발을 들여 놓거나 체험한 사실이 없다. 5년동안 잠자코 있다가 이명박 정부가 물러날 즈음에야 “충고를 듣지 않더라”고 비난한 것은 비겁한 자세다. 대한민국의 현실을 “낭떠러지로 떨어졌다”고 한마디로 짓뭉갤 자격이 안 원장에게는 없다.
서울대 강원택 정치학과 교수가 낸 `서울대생들이 본 2012년 총선과 대선 전망’에서 서울대생들은 안 원장에 대해 “이슈별로 다른 이념적 잣대를 대는 이중 개념주의자” “일관된 정책이나 이념좌표가 없어 불안하다” “출마할지 말지 모르는 애매한 사람” “사회갈등 및 통합 능력은 검증이 안 돼 중·장년층에게 어필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서울대생들의 판단에 안 원장의 진로가 들어 있다. 안 원장은 `성원’과 `격려’를 `지지’나 `지원’으로 착각하지 않기 바란다. 그게 `안철수’ 이름을 오래 기억하게 만드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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