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을 앞두고 홍명보 축구감독이 뜬금없다 싶은 우스갯소리를 했다. “주영이가 군대를 안 간다면 내가 대신 가겠다.” 박주영 선수의 병역문제가 시빗거리이던 때여서 그를 와일드카드로 쓰겠다는 의지가 그 정도로 굳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박주영은 이 말썽거리를 스스로의 발끝으로 해결했다. 홍 감독은 “ 나도 대신해서 군대 가지 않게 돼 기쁘다”고 또 우스개를 했다.
`대신에’는 `무엇을 갈음하여’를 뜻한다. 또 `무엇을 대가(對價)로’를 뜻하기도 한다. 국어사전에 실린 예문을 옮겨본다. “엄마께 이르지 않는 대신에 내 심부름을 해 주겠어?” 또다른 용례는 한흑구의 `제비’에서 찾을 수 있다. “ 제비는 꾀꼬리나, 카나리아나, 앵무새와 같이 울긋불긋하게 번거로운 색깔을 갖는 대신에, 흰 가슴에 검은 색 신사복을 점잖게 입고 있다.”
글쎄다. 어쩌다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싶다. 농사용 전기료는 매우 싼 편이다. 이 요금이 30년 넘도록 해결되지않고 끌어왔다는 사실이 신기하다는 생각이 든다. 더 희한한 것은 전기료를 농산물로 내도된다는 사실이다. 담당자의 말대로 동료직원들에게 팔았으면 그 판매대금은 일단 농민에게 전해주고 다시 받아야 되는 게 아니냐는 항의도 말이 안되는 게 아니다. “전기료 대신에 자두 내놔.” `대신에’도 대신에 나름이라는 이야기도 되겠다.
김용언/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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