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들을 둔 주부 김은아(37.대구 달서구)씨에게 큰아들 태균이(14)의 존재는 `사랑이요 로또복권’이다. 신이 태균이로 하여금 세상의 아름다움을 전하려 하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아니 얼마나 똑똑한 아이길래 저럴까?”라는 궁금증이 인다. 태균이는 영어 신동도 전교 1등도, 운동천재도 아니다. 사춘기에 접어든 나이지만 정신연령은 아직 유아인 자폐증 장애아다.
하지만 절망을 딛고 일어난 김씨는 태균이와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즐겁고 행복하기만 하다. 아들을 향한 사랑과 행복이 그가 쓴 책 `태균아, 고마워 그리고 사랑해’(오늘의 책)에 고스란히 들어있다.
김씨는 아이의 장애를 알게되면서 가슴 철렁하고 막막한 순간들도 많았다고 고백한다.
“신에게 반항하고 싶었고, 의사들을 기운 빠지게 하는 치료법을 내가 알아내고 싶었다.
그러나 아무 것도 내 뜻대로 되지 않았다…하지만 치료해서 꼭 정상아로 만들겠다는 생각만 버리면 세상은 너무도 즐겁다는 것을 깨달았다.”
물건을 집어던져 혼을 내면서 “또 그럴래?”라고 물으면 “네~”라고 대답하고 “엄마랑 죽을까?” 물어도 “네!”라고 찬성하는 아이, 서점에서 새 책을 싸놓은 비닐을 모두 뜯어버리고 지하철에서는 소리를 지르며 `원맨쇼’를 하는 태균이지만 아이의 장애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김씨는 고통 대신 행복을 얻었다.
“늘 일기장에 물음표와 느낌표만 찍어대던 철없는 삶 속에서 태균이는 내게 행복을 주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났다. (중략) 삐뚤게 보이던 세상을, 각진 세상을 동그랗게 만들어준 천사.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가르쳐 준 우리 아들 태균이” 이 책을 통해 김씨가 바라는 것은 `삶의 고통에 지친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행복을 실감하는 것’이다.
그는 머리말에서 “장애를 가지고 있는 가족이나 다른 모든 사람들이 정말 행복해지기를 바란다. 지금 이 시간 보석을 눈앞에 두고 울고 있을 누군가에게 이 책을 바치고 싶다”고 말했다. 236쪽. 9000원. 대구/김장욱기자 gim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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