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학생들과 어울린 자리에서 숫자 얘기를 나눈 일이 생각난다. 한국 사람은 숫자 `4’를 탐탁하지 않게 여긴다며 그 까닭을 설명해주니 서양학생들은 실소했다. 그들이라고 싫어하는 숫자가 없나? 그 대표가 `13’이다. 미국기인 성조기의 가로줄 13개에서부터 13과 연관된 사례들을 모두 꼽으면 13가지나 된다고 한다. 독일 황제 카를 4세는 오후 4시4분 시의 4명의 보살핌을 받으며 `잘 있거라’를 4번 되풀이하고는 숨을 거뒀다던가.
숫자 이야기를 하자면 밤을 새워도 시간이 모자랄 것 같기도 하다. 끊임없이 이야깃거리가 되는 것 가운데 하나가 관광객 숫자다. 해수욕철이 지나자 이번엔 4대강 방문객 숫자가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10월 22일이 개방 1년이 되는 날이어서다. 머잖아 방문객 1000만 명을 넘어서리라고 한다. 지난달 23일 현재 937만 명이라니 더욱 그렇다. 아직도 60만 명 이상이 남아있지 않으냐고 하면 `새가슴’소리 듣기 십상이다. 4대강에는 보만 16개 있는 게 아니다. 생태공원,자전거길을 비롯해 사람들이 모여들 공간은 많고도 많지 않은가.
4대강 관광객 숫자는 해수욕객 숫자 파악과는 또 다르다. 시설별로 사람 숫자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도 대체로나마 믿을만하기는 16개 보와 자전거길 사람숫자라고 한다. 다른 시설은 담당자의 생각에 따라 뻥튀기 될 가능성이 많으니 들쭉날쭉일 건 뻔한 일이다.`1000만 돌파’도 믿거나 말거나 홍보용 기본정보로 활용가치는 있으려나? 김용언 /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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