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이 오면
  • 김용언
9월이 오면
  • 김용언
  • 승인 2012.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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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된 작품이지만 `9월이 오면 (Come September)’이란 외국 영화가 있었다. 영화 이야기를 하자는 게 아니다. 9월이 오면 생각나는 것들을 말해 보려는 것 뿐이다. 가을하늘, 독서, 단풍, 국화, 낙엽, 서리, 이슬, 귀뚜라미 …. 꼽아 나가자면 끝이 없을 게다. 결혼을 앞둔 아가씨는 웨딩드레스가, 일자리가 급한 젊은이는 취직시험 생각에 머리에 쥐가 날지도 모를 일이다.
 이맘때가 되면 빠지지 않고 생각나는 것은 가을 태풍이다. 지난 8월 하순 꼬리를 물고 한반도를 비바람으로 괴롭힌 태풍이 볼라벤과  덴빔이었다. 이때 덴빈의 뒤를 이어 제16호 태풍 산바가 올라온다는 소식이 인터넷에 떠돈 일이 생각난다. 이 소식은 곧 `오보’로 밝혀져 뉴스거리도 되지 못한 채 단명으로 사라졌다. 바로 그 산바가 이제는 `실제 상황’이 되어 다가오고 있다.
 산바는 아직 발생초기여서 `소형’이라지만 다음주엔 중형급으로 몸집이 커져 북상하리라는 예보다. 산바가 우리나라에 또 비바람을 뿌릴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걱정이 앞선다. 이미 두 차례 태풍에 `자라 보고 놀란 가슴’이 돼버린 탓이다.

 우리의 기억 속엔 발톱 세운 9월 태풍이 수두룩하게 남아있다. 1959년 사라는 이미 50년도 넘은 일이지만 그때의 물난리는 아직도 이야깃거리에서 빠지질 않는다. 어렵게 만 살던 시절 보릿고개를 겨우 넘긴 계절에 들이닥친 폭풍우의 심술이 더욱 쓰라렸던 때문이기도 할 게다. 그 뒤로도 대형 태풍은 많지만 가깝게는 2010년 곤파스가 꼽힌다. 그때 뿌리 뽑힌 나무를 `기념품’으로 아직까지 남겨두고 있는 곳도 있다.
 태풍도 걱정이지만 다락 같이 오르는 추석물가가 더 무서운 사람 또한 많을 게다. 추석을 거치지 않고 가을을 보낼 수 있는 재주는 아무에게도 없다. 체불임금 뉴스가 지면에 오르고 있다. 모두가 넉넉한 추석을 보낼 수 있으면 좋겠다.
  김용언/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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