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태풍이 또 한 번 큰 심술을 부렸다. 볼라벤, 덴빈이 지나간지 이제 겨우 3주 남짓한 시점이다. 그 피해도 아직 복구되지 않은 때에 16호 태풍 산바의 발톱에 할퀸 상처가 너무 크다. 엎친 데 덮친다더니 꼭 그렇게 돼버렸다.
이번 제16호 태풍 산바는 대구·경북에 직격탄을 퍼부었다. 포항 오천읍 갈평리에 쏟아져 내린 물폭탄 616㎜가 모든 걸 말해준다. 포항은 피해 사례의 한 곳일 뿐이다. 경주,김천,구미,성주, 상주를 비롯해 경북 전역이 피해지다. 인명피해, 산사태를 비롯해 일어날 수 있는 모든 피해의 종합판 이랄 수 있다. 경북지역은 이번 태풍의 오른쪽인데다 통로이기도 해서 피해가 가중된 것으로 보인다.
태풍 산바가 안긴 피해는 임시집계만으로도 엄청나다. 정확한 피해규모가 얼마나 클지는 종합 집계가 나와 봐야 알 수 있다. 그러나 당장 눈앞에 벌어진 참상을 그대로 두고 볼 수는 없다. 팔다리 힘이 빠져나가고 앞으로 살길이 막막해보이지만 그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동원할 수 있는 힘을 모두 모아서 복구와 재건의 삽질을 할 수밖에 없다. 복구는 더 강력한 재난도 오래도록 견뎌낼 수 있는 정도가 돼야 한다. 비바람 치면 맥없이 무너지고 제구실을 못한다면 인재(人災)까지 더 얹어주는 것밖에 더 되는가.
빠뜨릴 수 없는 것은 추석물가다. 볼라벤, 덴빈, 산바에 이르기까지 한 달도 안 되는 기간에 3차례나 줄줄이 들이닥친 태풍에 농업피해는 극도에 이르고 말았다. 일일이 꼽아 나갈 것도 없다. 농·축·수산물 어느 한 가지도 온전한 것이 없다.그 값이 치솟고만 있다. 더구나 추석명절을 코앞에 두고 있어 그 물가가 어디까지 치솟을지는 전문가라 할지라도 내다보기조차 어려운 형편이다. 바라볼 곳은 물가당국뿐이다. 추석물가 잡기에 힘과 지혜를 쏟아주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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