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 당번제
  • 김용언
의료기관 당번제
  • 김용언
  • 승인 2012.10.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어 `골든( golden)’에 따라붙는 낱말들은 모두 좋은 뜻을 갖는다. 하기야 앞에 나오는 말이 좋은 뜻을 지녔으니 뒤따라오는 낱말이 나쁜 뜻을 가질 수는 없는 노릇이기는 하겠다. 예컨대 `골든 룰’`골든 에이지’같은 것들이다. `황금률’ ,`황금시대·최성기’로 번역되는 말들이다.
 얼마전 끝난  TV드라마 제목이 `골든 타임’이었던 것 같다. 하얀 가운을 걸치고 청진기를 목에 건 의사들이 이리 뛰고 저리 뛰는 가운데 예쁜 여자 탤런트도 나오고 해서 의사들의  `사랑 놀음’이겠거니 하고 심드렁하게 넘겼던 생각이 난다. 골든 타임은  응급환자들이 수술을 받고  생명을 건질 수 있는 최적의 시간을 뜻한다는 소리라는 것을 알게된 것은 훨씬 뒤의 일이다. 제때 수술을 못해 살릴 수 있는 목숨이 희생된다면 의사로서는 이보다 안타까운 없겠다.

 이런 글이 있다. “의사가 지금은 돈벌이를 목적으로 하는 이가 많지마는 그가 임상하여 환자의 병을 보고 약을 줄 때에는 안(眼)중에 돈을 두지 못할 것이다. 병을 잘못 알고 약을 잘못 주면 인명이 위태한 까닭이다. 이러하기 때문에 우리는 의사를 존경한다. 그는 행술(行術)에 있어서는 거짓말을 못하기 때문이다” <이광수/ 문학평론>
 영천지역 의료기관의 당번제 운용이 겉돌고 있다고 보도됐다. 그런데도 영천시는 나몰라라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약국도 그렇다고 한다. 때문에 지난 추석연휴기간에 당번제는 빛 좋은 개살구 꼴이 돼버린 모양이다. 올해 추석연휴는 상당히 긴 편이었다. 인구가 10만명이나 되는 영천시인데도 문을 연 병원이 한 곳뿐이었다니 보통 배짱이 아니고는 어려운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그야말로 기적일 게다. 골든 타임을 놓쳐 희생된 사람이 없다면 그나마 다행이겠다. 더 답답한 것은 의료기관의 눈치를 보는듯한 영천시의 자세다.
 김용언/ 언론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