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골든( golden)’에 따라붙는 낱말들은 모두 좋은 뜻을 갖는다. 하기야 앞에 나오는 말이 좋은 뜻을 지녔으니 뒤따라오는 낱말이 나쁜 뜻을 가질 수는 없는 노릇이기는 하겠다. 예컨대 `골든 룰’`골든 에이지’같은 것들이다. `황금률’ ,`황금시대·최성기’로 번역되는 말들이다.
얼마전 끝난 TV드라마 제목이 `골든 타임’이었던 것 같다. 하얀 가운을 걸치고 청진기를 목에 건 의사들이 이리 뛰고 저리 뛰는 가운데 예쁜 여자 탤런트도 나오고 해서 의사들의 `사랑 놀음’이겠거니 하고 심드렁하게 넘겼던 생각이 난다. 골든 타임은 응급환자들이 수술을 받고 생명을 건질 수 있는 최적의 시간을 뜻한다는 소리라는 것을 알게된 것은 훨씬 뒤의 일이다. 제때 수술을 못해 살릴 수 있는 목숨이 희생된다면 의사로서는 이보다 안타까운 없겠다.
영천지역 의료기관의 당번제 운용이 겉돌고 있다고 보도됐다. 그런데도 영천시는 나몰라라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약국도 그렇다고 한다. 때문에 지난 추석연휴기간에 당번제는 빛 좋은 개살구 꼴이 돼버린 모양이다. 올해 추석연휴는 상당히 긴 편이었다. 인구가 10만명이나 되는 영천시인데도 문을 연 병원이 한 곳뿐이었다니 보통 배짱이 아니고는 어려운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그야말로 기적일 게다. 골든 타임을 놓쳐 희생된 사람이 없다면 그나마 다행이겠다. 더 답답한 것은 의료기관의 눈치를 보는듯한 영천시의 자세다.
김용언/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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