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영화를 보면 한 가족이 `이동주택(trailer)’을 타고 여행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이동주택은 지상에 세운 주택과 다름없어 생활에 불편할 게 없어 보인다. 같은 나라 안에서도 몇 시간이나 시차가 벌어지는 미국 같은 나라에서는 이상할 게 없어보이는 여행방법이라 하겠다. 현대판 `대상(caravan)’이다.
우리나라의 땅덩어리가 좁은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미국 수도에서 남부 플로리다로 휴가를 가려면 `3천리반도 금수강산’을 훨씬 웃도는 거리를 달려야 한다. 그러니 중간에서 하룻밤 숙박시설 신세를 져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선 그럴 일이 없다. 김포공항에서 포항공항까지 비행기로 걸리는 시간을 생각해봐도 된다. 기내에서 음료수 한 잔 마시고 신문 뒤적거리고 나면 내려야 하는 거리다.
4억원도 넘는 이동주택은 단순히 관람 체험용인가? 아니면 숙박을 허용할 것인가? 숙박용이라면 주변 다른 숙박시설들과 무슨 차이가 있는지 아리송해진다. 캐러번 내부만 구경시키고 `입장 관람료’를 받으려는 것일까? 관광은 `굴뚝 없는 산업’이다. 그러고 보니 관광상품 만들어내기에 지자체마다 머리를 싸매고 있다. 안동시의 오토캠핑장도 그 하나이겠지만 성과는 두고봐야 할 것 같다.
김용언/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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