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DVD 제인 오스틴 원작의 `오만과 편견’
1800년대 여성들의 감성을 감각적으로 그려냈던 제인 오스틴의 작품은 역시 여성에게 맞다.
96년 만들어진 `센스, 센서빌리티’와 `엠마’에 이어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오만과 편견’. 이 영화 역시 1800년대 영국인의 삶과 영국 여성들의 가치관을 엿볼 수 있다.
이 소설과 영화가 더욱 드라마틱한 건 여주인공 엘리자베스 베넷의 생동감 때문일 것.
`작은 아씨들’처럼 딸 부잣집의 둘째 딸 리지 베넷은 당시에는 파격적으로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혼 을 꿈꾼다. 그의 이런 태도는 부잣집 에 시집가는 게 지상과제였던 다른 자매, 아니 당시 젊은 여성들과는 사뭇 다르다.
영화는 소설에 흥미를 느낀 관객이라면 합격점을 줄 만큼 리지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갔다.
2006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던 키라 나이틀리는 당당하면서도 새침하고, 사랑하면서도 사랑을 숨기려 하는 리지를 잘 소화해냈다. 다아시 역의 매튜 맥파든도 영화가 진행될수록 여성 관객의 마음을 설레게 할 정도로 사랑에 빠진 남성을 표현해냈다.
리지는 좋은 신랑감, 즉 돈 많은 남자에게 딸들을 시집보내는 게 목표인 극성스러운 어머니와 세상사에 무관심한 듯한 아버지를 둔 다섯 자매중 둘째딸.
조용한 시골에 부유하고 명망 있는 신사 빙리와 그의 친구 다아시가 묵게 된다. 리지의 언니 제인과 빙리는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나 빙리 여동생의 방해로 관계가 전혀 진전되지 못한다.
자존심 강한 리지와 역시 원칙적인 다아시의 눈에 보이지 않는 줄다리기가 계속 된다.
팽팽했던 두 사람의 관계를 먼저 깬 것은 다아시.
폭풍우가 몰아치는 날 리지에게 사랑을 고백하지만, 그가 언니의 사랑을 깼다고 오해한 리지는 그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후 리지가 오해를 풀어가면서 다아시에 대한 사랑을 확인해가는 과정이 그려진다.
남녀가 만나 사랑에 이르기까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소소한 사건들이 등장하면서 인간은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려 하는 본성을 새삼 확인한다.
영화는 마치 소설과 같이 물 흐르듯 흘러간다. 19세기 초 영국의 문화와 삶을 엿보는 한편 21세기에도 유효한 사랑의 감성을 따라가 볼 만하다.
12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127분.
/이부용기자 queen1231@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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