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지 않지만… 오래 남는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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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지 않지만… 오래 남는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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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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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하이 4집 `리매핑 더 휴먼 솔’ 발표
1집 코드 이어 `음악 지도’ 다시 스케치

 
 3인조 그룹 에픽하이(타블로ㆍ미쓰라 진ㆍDJ 투컷츠)는 모두 검정색이 바탕인 의상을 입고 인터뷰 자리에 등장했다. 최근 발매한 4집 재킷도 검정색 일색. 화려한 색깔이나 디자인은 없다. 속지까지 무채색의 향연이다.
이런 분위기는 이번 음반 `리매핑 더 휴먼 솔(Remapping the Human Soul)’에서도 고스란히 느껴진다. 화려하지 않은 멜로디에 다소 무거운 메시지가 담겼다.
 히트곡 `플라이(Fly)’ 등을 앞세워 15만 장 이상의 높은 판매고를 기록한 3집 `스완 송스(Swan Songs)’의 화려함과는 분명 거리가 있다. `대중적’이지 않은 셈이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다. 이 음반은 발매하자마자 `대중’의 강한 지지를 받고 있다. 타이틀곡 `팬(Fan)’은 각종 음악 차트에서 선두권을 위협하고 있고, 판매량도 호조를 보인다.
 “사실 귀에 잘 들어오는 멜로디는 만들기 쉬워요. 눈, 귀에 쉽게 들어온 후 쉽게 나가는 노래가 대중적이라고 한다면 우리는 처음에는 어렵게 느껴져도 마음에 오래 남는 음악을 만들고 싶었어요.”(타블로)
 그렇다면 대중적이지 않은 음악을 했음에도 팬들의 적극적인 호응을 얻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고 스타가 앨범을 낸다고 해도 차트에서 반드시 1위를 하는 것은 아니에요. 음반 소비자는 수준이 높고 냉정하죠. 음악이 좋다는 평범한 이유 때문에 이 음반이 관심을 모으는 것 같아요.”(DJ 투컷츠)
 CD 재킷과 의상 등을 검정색으로 통일한 이유를 물었더니 “(검정색이) 음반의 이미지를 대표한다고 생각한다. (음반 이미지가) 핑크색은 아니지 않느냐”는 미쓰라진의 경쾌한 대답이 돌아온다.
 DJ투컷츠는 “음악이 아닌 화려한 장식과 화보에 눈을 돌리게 하고 싶지 않았다”고 이유를 덧붙여 설명했다.
 이들의 1집 제목은 `맵 오브 더 휴먼 솔(Map of the Human Soul)’. 4집 제목과 연관성이 있다.
 당연히 음악적인 면에서도 일맥상통하는 `코드’가 있다. 그들은 이번 앨범에서 1집부터 4집까지 스스로 얼마나 달라졌는지 그 `지도’를 다시 그리고 싶었다.
 “1집 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열정만 갖고 열심히 했다면, 2~3집에서는 뭘 할 수 있는지 탐험했습니다. 이번 앨범에서는 우리가 그동안 배우고 키운 것을 들려주려 했습니다.”(타블로)
 신인 때처럼 열정이 넘쳤기 때문일까. 이들은 이번 앨범을 위해 무려 47곡을 만들었다. 추리고 추려 27곡을 두 장의 CD에 담았다.
 “저희는 갈수록 에너지가 넘치는 것 같아요. 많은 곡을 만들 수 있는 원동력인 셈이죠. 이 앨범에는 많은 곡이 실렸지만 지루하지 않을 겁니다. 문제는 양이 아닌 질이기 때문이죠.”(타블로)
 “첫 번째 CD인 `더 브레인(The Brain)’에는 머리로 판단해야 하는 사회, 종교 문제 관련 곡을 담았고, 두 번째 CD `더 하트(The Heart)’에는 감성적인 노래를 실었습니다.”(DJ 투컷츠)
 많은 곡 수만큼 이들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보였다. 사실 이들의 음악은 지금까지 `힙합’이라는 틀 안에 묶이기에는 `퓨전’의 색깔이 강했다.
 특히 눈에 띄는 곡은 `러브 러브 러브(Love Love Love)’. 전자음악 등 라운지 계열의 음악이 장기인 캐스커의 융진이 피처링에 참여했다. 색소폰 연주가 돋보이는`중독’, 라틴 음악 스타일이 인상적인 `미스터 닥터(Mr. Doctor)’ 등 정통 힙합 외 다양한 장르가 담겼다.
 “2집의 `평화의 날’과 3집의 `플라이’도 따지고 보면 라운지 음악이라고 할 수 있어요. 다만 비트가 강화되고 랩이 삽입돼 특이한 힙합으로 여겨졌을 뿐이죠.”(타블로)
 이와 관련, 미쓰라 진은 “우리가 `힙합 전사’로 수식되는 것은 정통 힙합을 하는 분을 생각하면 부담”이라며 “그냥 다양한 장르가 담긴 퓨전 음악을 하는 그룹으로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음악 장르 면에서는 융통성을 보인 이들이었지만 음악 속 메시지로 이야기 주제가 넘어가자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타블로는 “스스로 사회의 가장 밑바닥에 있다고 여기는 이들에게 `혼자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주고 싶다”면서 “그들의 고통을 함께 하지는 못해도 이해는 한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래퍼 `마스터 우’가 에픽하이를 포함한 동료 힙합 가수를 폄훼한 내용의 노래가 지난해 말 인터넷에 공개된 것과 관련, 타블로는 “그가 누군지도 모르고 관심도 없다”면서 “우리의 이름은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에 우리를 지목하면 상대적으로 주목받기 쉬울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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