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감 잘 안나…한 눈 팔지 않았기에 오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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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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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핫스타’ 장영남… 영화·드라마 넘나들며 다양한 변신, 20년 연기 인생 절정 맞

 배우 장영남(40·사진)은 요즘 활약이 가장 두드러진 여배우 중 하나다.
 영화와 TV 드라마를 넘나들며 한창 잘 나간다. 20년 가까운 연기 인생의 절정을 불혹에 맞은 듯하다.
 지난해 흥행한 영화 `늑대소년’에서 순이 엄마 역을 맡았고, `이웃사람’에서도 목소리 큰 부녀회장 연기를 맛깔 나게 해냈다. MBC 드라마 `7급 공무원’, SBS 드라마 `가족의 탄생’ 등에서도 팔색조처럼 다양한 연기를 선보였다.
 오는 18일 개봉하는 영화 `공정사회’에서는 초등학생 딸을 성폭행한 유괴범을 응징하는 엄마로 변신했다. 이 영화로 그는 2013년 어바인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과 2012년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감독조합상을 탔다.
 1일 서울 동대문에서 만난 장영남은 최근의 인기가 약간은 얼떨떨하면서도 몹시 기분 좋은 표정이었다.
 “이게 현실인가 싶고 실감이 잘 안 나요. 교훈도 많이 배우고 있어요. 욕심을 낸다고 일이 되는 게 아니구나, 기쁨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찾아오는구나, 뭐 이런 거죠.”
 `공정사회’의 소재는 영화에서 흔한 사적 복수다. 시나리오를 받아 들었을 때 느낌이 어땠을까.
 “같은 복수극이라 해도 사람이 달라지면 내용과 느낌이 달라지잖아요.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딸을 위한 엄마의 복수라는 게 초점이에요. 처음에는 잘 소화할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어요.”
 그는 돌이킬 수 없는 큰 상처를 입은 어린 딸을 둔 엄마 역할을 너끈히 해냈다.
 엄마 연기가 좋았다는 평가에 “아직 부족하죠. 무늬만 엄마예요”라며 수줍어했다. 2011년 결혼한 그는 아직 아기가 없다.
 “엄마가 아니어서 감히 엄마의 심정을 얘기할 수는 없을 거 같아요. 분명한 건 엄마, 아줌마는 결코 약하지 않다는 겁니다. 오히려 그 반대죠. 저도 빨리 엄마가 되고 싶습니다.”
 

영화 `공정사회’서 첫 주연 맡아 열연
 어바인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PIFF 한국영화감독조합상 수상

“공권력 부재 여러 번 실감…연예계 불공정은 개런티 차이
 윤여정·고두심 선배처럼 존재감 느껴지는 배우 되고파”

 그는 “`여자가 운전하니 저 모양이지’ 같은 여성비하적인 말에서 우리 사회가 여성들을 보는 수준이 적나라하게 드러나요. 아줌마들은 강인하고 억척스런 면이 있어요. 또 아줌마인 게 편하기도 하구요. 저도 동네에서는 아무렇게나 하고 돌아다니는 데 정말 좋아요”라고 말했다.
 장영남은 영화에서 보이는 공권력의 부재를 실제 생활에서도 여러 번 실감했다고 한다. 특히 도둑을 맞았을 때 그랬다.

 “집에 도둑이 들었는데 경찰관이 우르르 몰려와 지문채취도 하고 난리가 났어요. 그런데 경찰이 범인은 못 잡고 나중에 `없어진 건 없어진 거니 다 잊으라’고 위로를 하길래 황당했어요.”
 여의도에 세워 둔 승용차를 도난당한 경험은 이번 영화에도 생생하게 반영됐다.
 “조서를 쓰는 데 너무 오래 걸렸어요. 몇시 몇분이냐, 조사가 `을’인지, `를’인지 등등…. 이게 피해를 당한 시민의 심정을 이해하는 수사인가 싶었어요. 그래서 감독님한테 의견을 내서 경찰 조사 장면에 그대로 반영이 됐어요.”
 영화 제목인 `공정사회’는 반어적 표현이다. 우리 사회가 그만큼 공정하지 못하다는 뜻이다. 아줌마를 비롯한 여성들이 가족, 직장, 사회에서 방치돼 있다는 메시지다.
 `공정사회’에 대한 그의 생각은 이렇다.
 “시민에게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사회가 아닐까요. 물론 정상적이고 평범하고 보편적인 게 가장 힘든 일이긴 하지만요.”
 배우인 그가 볼 때 연예계에도 불공정한 면이 있다고 한다.
 “예를 들면 개런티의 차이도 불공정성이라고 할 수 있죠. 어떤 드라마에서 주인공 옆에 계속 붙어 있는 역할을 맡았는데 나 자신이 너무나 초라하게 느껴졌어요. 상대적 박탈감 때문에 드라마가 끝나고 몇 달 뒤까지 기분이 안 좋았어요.”
 그렇지만 행여나 연기에 방해가 될까 봐 애써 그런 면을 떨쳐 버리려고 노력한다. 그런 생각은 `한 방에 골로 가는’ 함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배우들이 서로 걸어온 길과 경력이 다르다는 점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그는 남자 이름을 가졌다. 영남, 영화로운 사내가 되라고 외할아버지가 붙여줬다. 딸 다섯인 집의 막내로 태어났는데 날 때까지도 남자인 줄 알았다고 한다.
 이름과 달리 어려서부터 수줍음이 많았다. 주위 사람들은 그가 배우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자신의 꿈 또한 현모양처였다. 그래서 배우를 운명으로 받아들인다.
 “중3 때 우연히 예술고등학교 스쿨버스가 지나가는 걸 봤는데 물이 다르더라구요. 그 버스를 타고 싶다는 생각에 예고에 진학했고 결국 여기까지 온 거죠.”
 예고에 가서도 남들 앞에만 서면 얼굴이 발개지곤 했는데, 극단 생활로 다져진 발음과 연기 실력 덕에 국정원 직원, 교도관 역을 자주 맡을 정도로 당당한 이미지로 변모했다.
 장영남은 한눈을 팔지 않았기에 오늘이 있다고 믿는다. 연기 실력을 인정받은 비결로는 철저한 대사 연습과 상상력을 꼽았다.
 “극단 생활 8년 동안 영화나 TV 오디션을 본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주어진 작품만 열심히 했어요. 평소에 작품 내용을 완전히 숙지하고 대사 연습을 철저히 해요. 그러고나서 상황을 충분히 상상하고 현장의 느낌을 최대한 살려서 연기하려고 노력합니다.”
 `공정사회’에서 첫 주연을 맡은 그는 “작품을 끌고 가는 주연을 맡으면 공부가 많이 돼서 힘도 붙고 카메라 앞에서도 더 편안해지는 거 같다”며 “윤여정, 고두심, 김해숙 선배처럼 질리지 않고 존재 자체로 힘이 느껴지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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