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의 공적
  • 김용언
해변의 공적
  • 김용언
  • 승인 2013.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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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부권이 물난리를 겪는 동안 남부권은 가마솥더위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올여름 장마의 특징이다. `반쪽 장마’란 별칭이 생긴 것도 이 때문이다. 반쪽장마 덕분에 살판난 사람은 전력당국자란 소리도  들린다. 전력수요가 많은 수도권이 폭우 속에 갇혀 있어 간당간당하는 전력난에 숨통이 트였다는 소리다. 그런가 하면 남부권은 해수욕장이 붐비고 있다. 산, 계곡, 강, 동굴 …. 더위를 피할 수 있는 품목을 꼽아보면 몇 안 되지만 그 가운데 첫손꼽는 곳이 해수욕장이다. 누구보다도 젊은이들에겐 더욱 그렇다.
 이광수의 `사랑’에 이런 대목이 있다. “볕은 따갑고 물결은 잔잔하였다. 이백미터쯤 북쪽해수욕장에는 울긋불긋한 여자들의 머리와 검은 남자들의 머리가 수없이 푸른 물 위에 떠 있었다. 세상의 모든 근심을 다 잊고 오직 청춘과 건강만을 즐기는 것 같았다. ”

 그렇다고 해수욕장이 마냥 즐겁고 좋은 곳만은 아니다. 이른바 `공공의 적’이라고 할만한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해파리, 청상아리, 분별없는 제트스키족이다. 경북 동해안엔 `보름달물해파리’ `커튼원양해파리’가 벌써부터 피해자를 내고 있다. 해파리가 갈수록 극성인 까닭은 먹이가 풍성하기 때문이다. 수질이 오염된 탓이다. 영덕 앞바다에선 청상아리 1마리가 그물에 걸려 죽은 채 발견됐다. 길이 260㎝, 둘레 116㎝ 크기라고 한다. 톱날 같은 이빨이 보기만 해도 섬뜩하다.
 해수욕장에서 가장 아찔한 `흉기’는 곡예운전을 일삼는 제트스키족이다. 해파리나 청상아리 보다 한결 위험도가 높다. 해수욕객 사이를 요리조리 넘나들며 질주본능을 충족하고 있다. 쾌속이어서 단속하기도 쉽지 않다. 지난해 포항에서는 제트스키에 치여 숨진 사람까지 나왔었다. 그것도 바닷가 모래밭을 산책하다가 당한 횡액이었다. 올해 여름엔 이 같은 비명횡사가 없기만을 빌어보는 마음이다.
 김용언/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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