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산동면민 골프대회’를 보는 눈
  • 김형식기자
구미 `산동면민 골프대회’를 보는 눈
  • 김형식기자
  • 승인 2013.07.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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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지난 29일 구미시 선산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제1회 `산동면민 친선골프대회’를 두고 시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았다. 지난해 불산사태가 발생해 피해복구에 온 시민과 이웃 지자체 주민이 함께 도왔던 곳이며, 아직도 후유증이 채 가시지도 않은 지역에서 벌어진 사치성 고급 스포츠행사라는 인식 때문이다.
 특히 이 골프대회는 말이 `산동면민 친선골프대회’이지 이른바 지도급 인사들과 몇몇 시의원, 도의원이 어울려 즐긴 값비싼 레저일 뿐 농업인이 대부분인 주민들을 위로하는 대회는 아니었던 것이다. 
 이 지역에서 지난해  불산피해가 발생했을 때 재난지역이 선포돼 국비 554억의 보상금이 지급됐다. 42만 시민을 비롯해 인근 지자체와 전국에서도 도와주고 함께 걱정했다. 이번 대회의 대회장이 불산사태 당시 주민대책위원장이라고 하는데, 골프를 치려면 자기들끼리 치면 될 것을 무엇 때문에 산동면민 골프대회라는 명칭을 붙였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당시 피해는 불산사태를 입은 산동지역뿐 아니라, 구미시 전체가 입었다. 특히, 구미지역에서 나는 농산물이란 이유로 지역 전체의 농산물이 외면받은 일은 잊을 수가 없다. 그러한 어려움을 구미시민들은 불평 한마디 없이 감내하며 아픔을 같이 했었다. 그런데도 인근 타읍면의 농가들에게는 고맙다는 말 한마디 없이, 오직 산동면민을 위한 골프잔치를 벌이는 것이 좋은 일인지 묻고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제 산동면은 불산사태의 아픔을 다 잊어버릴 정도가 됐다는 건지, 그 때 받은 피해는 다 보상 됐으니 이제는 신나게 놀아도 될 때라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면단위 지역에서 주민 화합을 위해 골프를 치겠다고 나서는 곳이 산동면 말고 어디에 있는지 듣지 못했다. 지난날 인근에 공장에서 나오는 오염물질로 청청 농업이 죽어 간다고 기업을 향해 원망어린 절규를 해온 산동면이 골프대회에 참가하라는 초청장을 기업에 보낸 데 대해 어떤 반응이었는지 알고나 있는지 모르겠다.

 /김형식기자 khs@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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