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짜고짜 주먹
  • 김용언
다짜고짜 주먹
  • 김용언
  • 승인 2013.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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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자나 양산을 쓰지 않고 나다니다가는 머리가 그대로 익어버릴 것만 같은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땀으로 멱을 감다시피 했고 보니 온몸이 끈적거린다. 계속되는 열대야로 잠을 설치는 탓에 머리도 맑지 못하다. 그러니 성깔만 날카로워지는 게 이상한 일도 아니다. 누군가가 말했다. “성격 좋은 사람, 성질 버리기 딱 좋은 날씨”라고.
 이런 날씨엔 법 보다 주먹이 더 가깝기 십상이다. 차근차근  사리를 밝혀가며 일을 풀어가려는 노력보다는 다짜고짜 주먹부터 앞세우고 본다. 주먹담판이 잦아지고 멱살다짐이 곳곳에서 벌어지는 계절이다. 이런 용례는 어떤가? “술 취한 병사들이 노래를 부르며 밤거리를 지나갔고, 술값 때문에 여자와 멱살다짐도 했다.” <조동수-토인부락>

 2011년 대검찰청의 분석 자료를 보면 무더위와 폭력범죄의 관계가 끈끈하달 정도다. 겨울동안 2만건을 밑돌던 폭력범죄는 5월 들어 2만건을 넘기 시작했다. 그런 흐름이 계속되다가 7월엔 2만5000건에 육박해 절정에 이르렀다. 강추위가 계속됐을 1월보다 어림잡아 8000건 안팎이나 많았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한 전문기관의 분석은 일치한다. 불쾌지수 탓이란 얘기다. 불쾌지수가  70~80미만일 때엔 50% 정도의 사람들이 불쾌감을 느낀다는 게 정설로 돼있다. 그것이 80을 넘어서면 `매우 높음’ 단계에 이르게 되어 정상을 벗어나게 된다. 국내의 한 보험회사는 불쾌지수가 80을 넘으면 교통사고 발생률이 14.5%나 급증한다는 분석자료를 내놓기도 했다.
 요즘 들어 운전자들 끼리 드잡이를 하고 주먹다짐을 벌이는 일이 자주 신문에 오르고 있다. 뒤에서 울려대는 경적소리가 신경에 거슬린다고 싸움판을 벌인다. 아버지와 아들 뻘 되는 사람들끼리도 다툰다. 조금만 서로 참고 배려하면 웃는 낯으로 지날 수 있는데 그게 어려운 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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