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고속도로 건설사업이 또 수렁에 빠질 것만 같다. 기획재정부가 포항 ~ 삼척 고속도로 국비예산을 10억원만 배정했음이 밝혀졌기에 하는 소리다. 그것도 정부 부처 요청액 500억원을 무 자르듯 해버린 결과라니 어처구니가 없다. 500억원과 10억원의 차이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이 경우 10억원 속에 담긴 뜻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면 울화통이 터질 지경이다.
동해안 고속도로 푸대접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포항 ~ 울산 고속도로 또한 마찬가지다. 내년 준공을 앞두고 국토해양부가 2278억원을 요청했는데도 기획재정부가 1657억원만 반영했다고 한다. 경북지역 국회의원실이 밝힌 내용이다. 결국 이 마저도 내년 준공은 꿈으로 끝나게 되고 말 것같다.
새해 예산안이 확정 된 것은 물론 아니다. 그렇다하나 500 : 10으로 시작하는 예산줄다리기는 듣는 이의 마음을 매우 불편하게 한다. 고속도로의 내년 준공을 기다리는 포항, 울산 주민들은 또 헛물을 켠 채 얼마를 더 기다려야 하는가.
그러잖아도 경북동해안 지역은 교통오지로 인식이 뿌리깊은 처지다. 게다가 길을 한번 내고 넓히기가 얼마나 힘든지 이루 다 설명하기조차 힘들다. 갓난아기가 자라서 20대 청년이 되어서야 완공된 7번국도 4차선 확포장공사가 그 좋은 일례다. 이것 한 가지만 갖고도 정부의 동해안 경북지역에 대한 인식의 한 자락을 읽기에 충분하다.
새 정부 들어 정부 사업의 무게중심이 복지 쪽으로 기운다는 것은 이미 드러난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동해안 고속도로를 뒷전으로 밀어놔도 된다는 말은 아니다. 예산당국자는 이제껏 동해안 주민이 얼마나 참아왔는가를 생각해야 한다. 찔끔 예산도 인내와 납득의 한계를 벗어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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