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거리 해외연수
  • 김용언
패거리 해외연수
  • 김용언
  • 승인 2013.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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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패’는 동아리와 패거리를 아우른다. 국어사전엔 `몇 사람이 어울린 동아리’라고 풀이돼 있다. 다시 `동아리’를 찾아보면 `목적이 같은 사람이 한 패를 이룬 무리’라고 풀이한다. `패거리’는 `그 패에 속하는 동아리 전체’다. 결국 동아리와 패거리는 한 핏줄인 셈이다.
 그런데도 실생활에서 쓰이는 패거리는 별로 환영받지 못할 무리다. 이를 아예 `궂은 일, 나쁜 일 하고 다니는 한 떼의 사람’이라고 정의한 사전도 있다. 이석훈의 `라이락시절’에서 `패’의 용례를 찾을 수 있다. “연습이 끝난 것은 늦은 봄밤이 제법 으슥해서였다. 한 삼사십 명 모였던 남녀회원들이 두서넛씩 패를 지어 즐거이 지절거리며 각각 집으로 흩어졌다.”

 상주시의회가 두 패로 나뉘어 해외연수를 계획하고 있다. 시의장팀은 일본을, 부의장 팀은 대만을 다녀올 생각이라고 한다. 일본팀은 시의장을 포함한 시의원 9명과 의회직원 6명이다. 대만팀은 부의장을 포함한 시의원 6명에 상주시장이 동행한다. 자매도시인 기륭시를 방문한다는 명분이다. 상주시의회라고 두 팀으로 나눠 해외연수를 가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러나 집행부와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고 있는 판이어서 해외연수 자체를 곱게 보는 사람은 드문 것 같다.
 한 의원은 “이 꼴 저 꼴 보기 싫어 차라리 가지 않겠다”고 잘라 말했다. 이런 독자노선 선언이 눈길을 끄는 것은 `때가 때인’까닭이다. 상주시와 시의회는 의회사무국장 인사문제로 앙앙불락인 상태다. 퇴임을 몇달 앞둔 최고참 직원을 의회 사무국장으로 발령하는 데 대한 이견 때문이다. 고래싸움에 등 터진 꼴이 된 해당 공무원은 지금 민원실 대기발령 상태로 하는 일 없이 소일하고 있다니 딱하다. 그야말로 말년이 고달픈 모양새다. 뿐만 아니라 민생현안도 `나 몰라라’다. 그러니 패거리 해외연수가 환영받을 까닭이 없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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