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락 내리락 롤러코스터 웃음 비행기에 탑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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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락 내리락 롤러코스터 웃음 비행기에 탑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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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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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롤러코스터’… 하정우식 코미디 탄생, 하정우 없어도 하정우 보는 듯해
▲ 영화 '롤러코스터' 속 한 장면.

 배우 하정우의 감독 데뷔작 `롤러코스터’는 하정우가 스크린에 나오지 않아도 하정우를 느낄 수 있는 영화다.
 하정우가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한 이 영화는 하정우가 평소에 보여주는 입담, 능청스러움이 그대로 녹아 있다. 우디 앨런 영화에 나오는 대사보다 두 배는 더 빠른 속사포 대사들이 90분 내내 쏟아진다. `하정우식 코미디’의 탄생이라고 할 만하다.
 극중 주인공인 한류스타 `마준규’(정경호 분)의 히트작이 `육두문자맨’이라는 것만 봐도 이 영화의 느낌을 알 수 있다. `롤러코스터’는 괜히 젠체하거나 폼 잡지 않고 일상의 욕설과 비속어, 야한 농담까지 거침없이 쏟아내 웃음을 준다.
 이야기는 이렇다. 영화 `육두문자맨’으로 일약 한류스타가 된 마준규는 일본에 일정이 있어서 갔다가 한국에 돌아오기 위해 바비항공의 비행기에 오른다. 오만하고 이기적인데다 결벽증까지 지닌 마준규는 스캔들 기사가 터져 심기가 불편한데, 비행기에 타자마자 승객들의 사진, 사인 요구에 짜증이 치민다.
 게다가 마준규가 탄 비즈니스 클래스에는 틈만 나면 목탁을 치는 스님(김병옥), 마준규의 거동을 살피는 수상한 진상 승객(최규환), 마준규의 영화에 투자했다며 마준규를 깔아뭉개는 짜사이 항공사 회장(김기천)과 비서, 과도한 애정 행각을 벌이는 신혼부부 등 온통 마준규의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이상한 사람들뿐이다.
 이상한 승객들 틈바구니에 시달리다 한 시간이 지나고 기장(한성천)은 김포공항착륙을 알리는데, 이때부터 진짜 고난이 시작된다. 태풍의 강한 기류 때문에 착륙을 세 차례나 실패하고 비행기에는 연료마저 떨어진다. 롤러코스터처럼 춤추는 비행기 안에서 마준규는 완전히 패닉에 빠진다.

 영화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기발한 캐릭터들이다.
 비행기라는 한정된 공간의 단조로움을 다양한 캐릭터들의 향연으로 극복했다. 또 각 캐릭터와 일체화한 듯한 배우들의 색깔 있는 연기는 하정우식 코미디를 제대로 살려냈다.
 한정된 공간 안에서 벌어지는 여러 에피소드라는 점에서 이 영화는 매우 연극적인데, 간간이 삽입된 컴퓨터그래픽(CG) 이미지들이 영화의 시각적 풍성함을 더한다.
 영화의 단점이라면, 상당히 빠른 대사들이 일부 관객들이 따라가기에는 버거울수도 있을 정도라는 것과 비슷한 패턴의 개그가 반복되면서 다소 느슨해진다는 점이다.
 그래도 이 영화는 저예산으로 만든 데뷔작치고는 크게 흠 잡을 데 없는 완성도를 보여주면서 감독 하정우의 역량을 앞으로 더 기대하게 한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 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됐다.
 10월 17일 개봉. 상영시간 93분. 15세 이상 관람가.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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