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이부용기자] `해피 플라이트’는 거대한 비행기를 배경으로, 비행에 관여하는 모든 등장 인물들의 고군분투 활약상, 그리고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영화라면 빼놓을 수 없는 유쾌한 웃음이 녹아있다.
너무나 생생한 비행현장 속에서 신기하고 다채로운 캐릭터들이 만들어내는 상황들을 통해 끊임 없이 웃음을 제조해낸다. 바로 `리얼 비행 버라이어티 코미디’의 참모습인 것이다.
자신의 상상과는 너무나 다른 객실의 모습에 당황해 실수를 연발하는 초보 스튜어디스.
몇년만에 데이트 약속했다 하면 비상이 걸리는 지상직원. 완벽하고 냉정해 보이는 조종사들은 식사메뉴를 놓고 은근히 신경전을 벌인다. 신혼여행을 떠나야 하는 신부는 비행기공포증으로 탑승을 거부해 소동을 일으키고, 온화한 신사의 얼굴을 한 승객은 언제 그랬냐는 듯 버럭버럭 소리를 지르는 까탈스러운 승객으로 돌변한다. 한편 기체결함이 발견돼 긴급 회항이 결정되고 설상가상으로 공항에는 태풍이 몰려오는 상황은 관객들에게 리얼한 비행체험을 선사한다.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야심찬 세 번째 작품에 함께 하게 된 행운의 주인공은 바로 아야세 하루카다.
드라마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백야행’ `호타루의 빛’, 영화 `매직 아워’ `싸이보그 그녀’ 등 드라마와 영화를 종횡무진하며 다양한 매력을 뽐냈던 그녀는 야구치 시노부 감독과의 만남을 통해 그 매력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 했다.
츠마부키 사토시, 우에노 주리 등 배우들의 기량을 한껏 끌어올리는데 탁월한 재능을 보여줬던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매직은 아야세 하루카에게도 통했다.
남고생들의 싱크로나이즈 도전기 `워터보이즈’, 대책 없는 소녀들의 재즈밴드 활약상을 그린 `스윙 걸즈’로 관객들의 배꼽을 훔쳤던 코미디의 달인 야구치 시노부 감독이 `스윙 걸즈’ 이후 4년 만에 내놓은 코미디 3부작의 결정판, `해피 플라이트’.
수영장과 공연장을 벗어나 드넓은 창공을 누비는 비행기로 활동무대로 옮긴 야구치 시노부의 이번 작품은 규모도 웃음도 한층 더 업그레이드 돼 관객들을 찾아간다.
제13회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처음 공개됐던 `해피 플라이트’는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전매특허인 재기발랄한 유머감각과 뜨거운 열정, 치밀한 노력이 담긴 최고의 작품이다.
그의 전작들이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다양한 청춘들의 모습을 보여줬다면 `해피 플라이트’는 비행 프로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유쾌하게 그려낸다. 이는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2년에 걸친 취재 기간과 100여명이 넘는 항공 관계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뤄낸 결과물이다.
단순히 비행기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코미디로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영화는 조종사와 스튜어디스는 물론 관제탑, 통제실, 공항직원, 정비사, 조류퇴치반 등 우리가 알지 못했던 그들의 신기한 세계를 생생하게 재현해낸다. 왜 조종사들은 각자 다른 식사를 해야 하는지 왜 불필요해 보이는 모자를 써야 하는지를 알게 되고, 겉보기와 달리 숨가쁘게 돌아가는 스튜어디스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알게 된다.
좌석배치의 원리, 정비사들의 엄격한 규칙, 관제탑과 통제실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에피소드들을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부용기자 queen1231@hidomin.com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