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에 사무친 순박한 두 시골 노총각, 신부 찾으러 우즈벡 가다!
  • 이부용기자
외로움에 사무친 순박한 두 시골 노총각, 신부 찾으러 우즈벡 가다!
  • 이부용기자
  • 승인 2013.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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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DVD '나의 결혼 원정기'

[경북도민일보 = 이부용기자]

 순박한 38살의 농촌 총각 한만택이 자신의 결혼 성공기를 온 국민에게 자랑한다. 영화를 보는 내내 관객은 가슴이 순간 뜨끔해지고, 순수한 사랑에 흐뭇해진다.
 제10회 부산영화제 폐막작으로 선택된 영화답게 작품의 수준은 의심하지 않아도 된다. 여기에다 보면 후회하지 않을 만큼 재미와 감동이 따라온다. 무엇보다 정재영, 유준상 두 배우의 연기를 보고 있으면 `관록’과 `호흡’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된다.
 종종 새벽에 일어나 몰래 팬티를 빨아야 하는 한만택은 환갑이 넘은 홀어머니에게 여전히 할아버지의 밥상을 차리게 하는 노총각이다. 여자를 적극적으로 만나기는 커녕 사춘기 시절 쓰라린 기억 때문에 여자와 눈도 못 맞추는 순진한 남자다.
 만택의 친구 박희철은 시골 예천의 택시기사.
 바람둥이라고 자처하지만, 좋아했던 여자가 대구로 시집간 후 결혼한 옛 여자나 어쩌다 만나 껄떡거리는 실속없는 노총각이다.
 애꿎은 개에게나 화풀이하고, 술에 취해 마을회관 마이크에 대고 노래 부르는 손자를 안쓰럽게 생각한 할아버지의 결단으로 두 남자는 결혼의 희망이 엿보이는 우즈베키스탄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쭉쭉빵빵’한 여자를 원없이 만난 희철은 정신 못 차릴 정도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지만, 만택은 거기나 여기나 여자를 대하는 태도는 똑같다. 오히려 고려인이라는 통역관 라라에게 은근히 마음이 간다.
 라라에게는 만택의 결혼을 꼭 성사시켜야만 하는 절실한 이유가 있다. 그래서 결혼중개업소 사장이 만택에게 결혼을 빙자해 한국으로 넘어가려는 여자를 소개하라고 해도 양심을 접어둔 채 나서게 된다.

 영화는 라라가 만택의 진실한 마음을 느끼면서도 왜 무리수를 두는지 은근히 내비치고, 만택과 라라가 점점 더 진심으로 접근하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관객의 공감을 얻는다.
 지난 2002년 1월 소개된 KBS `인간극장-노총각, 우즈벡에 가다’를 보고 나서 황병국 감독이 기획한 이 영화는 단순히 결혼하기 힘든 농촌 노총각 문제만을 짚지 않는다.
 화면에 잠깐씩 등장하는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의 한국행은 이주 노동자 문제도 건드리고, 라라를 통해 탈북자들의 현실도 소개한다. 무거울 수 있는 이 소재들은 배우들의 호연으로 잘 버무러져 있다.
 정재영과 유준상은 누가 봐도 예천 사는 노총각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순박함과 진실함으로 무장한 정재영의 연기뿐 아니라 능글맞으면서도 영화의 정점을 함께 책임지는 유준상의 연기가 돋보인다.
 수애는 강약이 잘 배어 있는 다양한 표정으로 관객을 흡입한다.
 함께 웃고, 간혹 눈물을 찔끔거리다 극장 문을 나서면 짧은 순간이나마 반성문을 쓰게 만든다. `집으로…’, `가족’을 만든 제작사 튜브픽쳐스의 지향점이 잘 드러난다.
 12세 관람가.
 /이부용기자 queen1231@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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